정부도 속인 간 큰 납품업체들...방호복, 경찰 조끼 원산지 속여 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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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속인 간 큰 납품업체들...방호복, 경찰 조끼 원산지 속여 납품
  • 취재기자 조윤화
  • 승인 2018.02.08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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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조달청 합동 단속 성과 거둬... 중국산 국산으로 변경해 납품한 업체 4곳 적발 / 조윤화 기자
관공서에서 국산품인 줄 알고 납품받았던 경찰 조끼가 알고 보니 중국산인 것으로 드러났다(사진: 더팩트 임세준 기자, 더팩트 제공).

정부를 상대로 국산만 납품하겠다고 계약한 뒤, 원산지를 속여 중국산을 납품한 간 큰 업체 4곳이 관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방역작업용 보호복, 형광 조끼, 활동모 등을 중국에서 수입한 뒤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경찰 등 관공서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원산지 표시 제거 작업을 손쉽게 하려고 중국 업체 측에 ‘MADE IN CHINA’ 원산지 라벨을 약하게 박음질하라고 요구하는 꼼수를 부렸다. 또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에 대비해 라벨 작업을 위한 비밀창고를 따로 마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지금까지 시가 24억 원에 달하는 41만 5000여 점을 원산지를 속여 납품했다. 중국산 수입 원가는 1~1.7달러(한화 1100~1800원)에 불과하지만, 조달 납품가는 3500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이들 업체는 2배 이상의 부당 이득을 챙긴 셈이다.

현재 관세청과 조달청의 합동 단속으로 범행이 드러난 업체는 총 4곳이다. 관세청은 안전용품 수입업체 A 사 등 업체 4곳을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일보는 조달청이 별도로 이들 업체에 대해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부정당 업자 제재와 함께 부당 이득 환수 등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조달청은 현재 제조 능력을 보유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내 직접 생산을 조건으로 특정 제품에 대해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러한 중소기업 지원 제도를 악용하는 몇 업체들은 저가의 외국산 물품을 들여오고 나서, 원산지를 속여 관공서에 납품함으로써 양심적인 다른 중소기업의 조달 납품 기회와 고용마저 빼앗는 결과를 초래했다.

관세청과 조달청은 이와 같은 악용 사례들을 뿌리 뽑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정상 납품을 하는 대부분 중소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명목으로, 원산지를 둔갑시키는 방식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합동 단속을 실시한 바 있다.

김현석 관세청 조사총괄과장은 “지속적인 합동 단속을 통해 원산지 위반 등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네티즌 댓글(사진: 네이버 캡처).

납품업체의 원산지 위반 사례가 드러나자, 네티즌들은 “이젠 놀랍지도 않다” “부패 천국이다. 검증된 업체만 계약해야 하는 거 아니냐” “목숨을 지키는 보호장비로 장난을 치냐”며 한목소리로 비난하고 나섰다.

한편, 정부와 계약을 체결한 이후 원산지를 조작해 납품한 업체가 적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달청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계약을 따낸 한 납품업체는 2016년 군과 경찰이 사용하는 구명조끼와 원전 안전 조끼를 질 낮은 중국산으로 수입한 뒤,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 납품한 혐의로 조달 브로커인 A 씨가 구속되고, 공범 58명이 불구속 입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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