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한 시민의 '현수막 대결'...네티즌 “문구가 장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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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과 한 시민의 '현수막 대결'...네티즌 “문구가 장원감!”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2.07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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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현수막 설치한 정광식 씨에게 추가 설치 금지 요구 / 신예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자, 이를 반박하는 한 시민의 현수막이 등장했다. 네티즌들은 “속이 시원하다”며 그의 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장광식 씨는 지난 1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에는 두 개의 현수막이 등장한다. 한국당의 “퍼 쓰는 건강보험! 318조”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과 본인이 설치한 “자한당이 쳐먹을 것 건보료로 나눠주네”라는 현수막 사진이다.

장 씨는 사진과 함께 “자한당이 올린 플랜카드를 보고 구청에 전화했더니 불법은 맞으나 15일간의 유예기간을 주고 철거한단다”며 “일반인에게도 동일한 조건이 적용된다고 해 오늘 설치해봤다”고 설명했다.

장 씨의 글은 페이스북으로 일파만파 퍼졌다. 해당 글은 6일 오후 6시 기준 939번 공유가 됐고, 2956개의 ‘좋아요’를 얻었다. 네티즌들은 “멋진 행동에 감사드린다”, "문구가 장원감이네", “추운 겨울 현수막을 달고 다니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존경스럽다”, “응원하고 싶어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등 장 씨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당의 눈속임 현수막에 비난을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당은 현수막 밑 부분에 깨알같은 글씨로 ‘2050년까지’라고 적었다. 즉, 정부의 정책이 시행된다면 2050년까지 총 318조를 쓴다는 셈. 이 때문에, 한국당이 시민들을 자극하기 위해 이 같은 꼼수를 썼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 장광식 씨는 6일 자유한국당의 현수막에 대응하는 개인 현수막을 설치했다(사진: 장광식 씨 페이스북 캡처).

장 씨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장 씨는 홍길동처럼 서울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인증샷을 남겼다. 그는 성수동, 중화역 사거리, 녹번역, 청량리 수산시장 앞, 급기야는 남양주까지 현수막을 들고 방문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장 씨는 총 10곳에 설치했다.

장 씨의 활동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장 씨를 호출했다. 장 씨는 페이스북에 “현수막 설치 건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방문하게 됐다”며 “선거관리위의 요청사항은 추가 설치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일(7일) 서울시선거관리위에 방문해서 이야기 나눠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장 씨를 응원하는 네티즌들은 그를 지지하며 걱정의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네티즌들의 “벌금 나오면 탄원서 내자”, “도울 일 있으면 돕겠다”, “후원계좌가 필요할 때가 될지도”,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함께 싸울 것” 등의 댓글이 빗발쳤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장 씨의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장 씨를 응원했다. 동시에 한국당을 향한 비난도 아끼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난 왜 저 생각을 못 했을까”라며 “깨알 같은 글씨로 2050년까지라니...국민을 우롱해도 정도가 있지”라고 혀를 찼다.

또 다른 네티즌은 “행동하는 멋진 시민”이라며 “도로 곳곳에 이런 현수막이 많이 걸려 있던데 구청에서 눈 감아 주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홍준표 대표가 본인의 SNS에 한마디 하는 것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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