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소년’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래퍼가 자작곡 <평창 유감>을 공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 정부를 비판하는 곡을 다수 작곡한 벌레소년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응원과 비판이 교차하며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벌레소년이 지난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평창 유감> 영상은 1일 오전 1시 기준 조회수 66만 건을 넘어섰다. 댓글도 무려 1만 9000여 건이다. 이 곡은 문재인 정부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 그는 창작 의도를 “단일팀 강요 과정에서 젊은 층에만 희생을 강요하는 X같은 운동권 빨갱이 새끼들의 민낯을 디스함”이라고 밝혔다.
<평창 유감>의 가사는 “평양 올림픽이 됐습니다”, “전 세계가 비웃는 평양 올림픽 난 싫어”, “대체 왜 북한이 더 당당합니까”, “북한 출신이 더 대접받는 사회”, “그딴 평화 원한 적 없어”, “최순실이 더 낫다” 등이다. 다소 극단적으로 현 정권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비판하고 있다.
해당 노래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자, 언론은 벌레소년을 주목했다. 이에 벌레소년은 지난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게 지금 무슨 난리지“라며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근데 내가 왜 극우야? 이건 무슨 맨날 극우 타령이야"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앞서 벌레소년은 <평창 유감> 외에도 <일베를 해>, <나는 일베충이다>, <종북의 시대>, <NL의 몰락> 등 정치색이 드러나는 곡을 쓰고 공개했다. 일베(일간베스트)는 짙은 극우 성향을 띠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벌레소년의 다소 노골적인 발언과 행보에 네티즌들의 의견은 둘로 나뉘었다. 벌레소년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과 벌레소년에 대한 수사는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주장이다.
결국, 해당 문제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옮겨왔다. 한 청원자는 “<평창 유감>을 허위 사실 유포로 수사해 달라”고 청원 글을 게시했다. 그는 “<평창 유감>의 가사는 허위사실에 가까운 내용 뿐”이라며 “가짜뉴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수사를 촉구한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해당 청원에 동의하는 네티즌들은 “벌레소년을 수사해 유언비어 유포로 실명 공개를 했으면 좋겠다”, “벌레소년과 함께 일베도 처벌해야 한다”, “심각하다”, “일부의 거짓된 내용을 팩트화해서 기사를 썼더라”, “청소년들이 접할까 걱정된다” 등의 비판 댓글을 달았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벌레소년의 지지자들은 맞불을 놨다. 한 지지자는 “이 청년의 창작의 자유를 보장해 달라”며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그는 “일부 사람들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문화인을 고소하는 등 탄압하려 하고 있다”며 “이 청년의 끼와 풍자, 음악성을 인정해 달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도 역시 많은 이의 공감을 얻었다. 한 네티즌은 “정부를 비판했다고 고소라니?”라며 “현 정부의 잘못된 점을 대한민국 국민이 충분히 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벌레소년에 힘을 보탰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내가 무슨 곡을 어떻게 만들든 그것은 내 자유”라며 “오히려 막힌 곳을 뚫는 것처럼 속이 시원한 곡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현재 벌레소년은 본인을 둘러싼 논란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벌레소년은 본인의 트위터에 “내 인터뷰 2탄도 나옴”, “화려한 말빨 보소”, “자화자찬 꿀잼”, “내가 좋아하는 TV 조선에서 나를 보도해 주시다니”, “완전 영광이옵니다” 등의 글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