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버려졌다" 허위 신고한 여대생 엄마에게 동정 여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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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버려졌다" 허위 신고한 여대생 엄마에게 동정 여론 확산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2.01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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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언니집 화장실서 혼자 출산, "직접 양육하겠다"...네티즌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으면 그랬겠나" / 신예진 기자
혼자 몰래 아이를 낳은 20대 여성이 복도에 버려진 신생아를 구조했다고 거짓말을 쳤다가 들통나는 사건이 발생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영하의 날씨에 아파트 복도에 버려진 신생아를 구조했다는 신고자가 아이의 친모로 밝혀졌다. 두려움을 참고 혼자 출산한 친모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동정 여론을 보내고 있다.

31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광주 북부경찰서는 30일 오전 4시쯤 광주 북구 두암동에서 발생한 신생아 유기사건이 아이를 구조했다며 신고한 여대생 A(26) 씨의 자작극이었다고 밝혔다.

대학생인 A 씨는 광주에 거주하는 언니 집을 방문해 언니와 형부 몰래 지난 29일 오전 3시 30분께 화장실에서 딸을 낳았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따르면, A 씨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혼자 탯줄을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탯줄을 끊었다. 당황한 A 씨는 형부에게 아파트 8층 복도에서 갓 태어난 아이를 알몸 상태로 구조했다고 거짓말했다. 형부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구조대는 아이를 담요로 감싸서 병원으로 후송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A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새벽에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밖으로 나왔다가 핏자국 속에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를 끈질기게 추궁했다.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 CCTV에 외부인의 출입 흔적이 특별히 포착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출산으로 인한 양수와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 결국 A 씨는 "남자 친구와 연락이 닿지 않고 혼자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양육을 포기하려 했다"고 자백했다. A 씨는 현재 다시 양육 의사를 밝힌 상태다.

A 씨의 소식이 퍼지자, 네티즌들은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미혼모에 대한 혜택이 많아지고 사회적 배려와 관심이 커진다면 이런 슬픈 소식은 줄어들 것”이라며 “애 엄마가 얼마나 무서웠으면...”이라고 혀를 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이 낳는 일이 화장실에서 대변 보는 것처럼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이를 악물어도 죽을 것 같은데 이걸 남몰래 했을 여대생이 가엾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 와중에 추운 데서 고생한 갓난아기도 슬픈 인생이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이의 아빠를 알아내야 한다”며 분개했다. 한 네티즌은 “여대생이 혼자 손으로 탯줄을 끊을 때 얼마나 비참했을까”라며 “아기 엄마에게 짐만 떠넘기고 숨어버린 아기 아빠가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어쨌든 아기를 살리려고 선택한 행동인데 남자 친구라는 사람은 어디서 뭘 하는지”라며 “임신하게 만든 사람은 뒤에서 신경도 안 쓰겠지”라고 분노했다.

한편, 경찰은 A 씨에 대해 허위신고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112상황실에 신고한 사람이 거짓말에 속은 형부라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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