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서지현 검사 "검찰 내 성폭행 사건까지 쉬쉬"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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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자' 서지현 검사 "검찰 내 성폭행 사건까지 쉬쉬" 폭로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1.3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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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검사 JTBC 출연 "장례식장서 법무장관 수행 검사가 엉덩이 만졌다"...안태근 전 검사 가해자로 지목돼 / 신예진 기자
창원지검 서지현 검사가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 내 성추행 사건에 대해 낱낱이 밝혔다(사진: JTBC <뉴스룸> 캡처).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 성추행을 당했다며 검찰 내부망에 폭로한 가운데 현직 검사로는 이례적으로 해당 문제를 방송 인터뷰를 통해 직접 고발했다.

서 검사는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 지난 2010년 서울 북부지검에서 근무했을 당시 겪었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가졌다. 서 검사는 지난 2015년 8월부터 창원지검 통영지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서 검사에게 성추행을 가한 검사는 안태근 전 법무부 감찰국장으로 지목되고 있다. 안 검사는 지난해 6월 법무부 과장, 서울중앙지검 간부 등과 식사를 하면서 후배 검사들에게 70~100만 원씩 돈 봉투를 나눠줘 검찰 특활비를 도마 위에 오르게 한 장본인이다. 안 검사는 이 '돈봉투 파문'으로 법무부 검찰국장에서 면직 처분됐다. 

인터뷰에 나선 서 검사는 출연 이유에 대해 “사실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며 “주변에서 피해자가 직접 이야기를 해야 진실성에 무게를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해 용기를 내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 검사는 또 “직접 내가 성폭력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8년 동안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겪은 것은 아닌지에 대한 자책이 컸다"며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것을 깨닫는 데 8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문제의 사건이 그가 서울북부지검에서 근무했던 지난 2010년에 10월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서 검사는 직원들과 장례식장에 참석했으며, 당시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가 서 검사의 옆자리에 앉았다. 안 전 검사는 갑자기 서 검사의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다듬었다. 안 전 검사는 당시 술에 상당히 취한 상태였으며, 추행은 상당 시간 지속됐다. 당황했던 서 검사는 손을 피하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서 검사는 “주위에 검사들도 많았고 바로 옆에 법무부 장관까지 있는 상황이라 난 몸을 피하며 그 손을 피하려고 노력했지, 그 자리에서 대놓고 항의하지 못했다”며 “당시 굉장히 화가 났던 것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음에도 누구 하나 말리지도 않았고 아는 척을 하지도 않았다”고 토로했다. 

서 검사는 또 "공공연한 곳에서 갑자기 당한 일로 모욕감과 수치심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소속청 간부들을 통해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됐지만, 그 후 어떤 사과나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안 전 검사의 추행 사건 이후, 서 검사 앞에 사과 대신 불이익이 쏟아졌다. 서 검사는 “당시 수십 건의 사무 감사 지적을 받았다. 검사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사무 감사 지적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 감사를 이유로 검찰 총장 경고를 받았고, 경고를 이유로 통영지청으로 발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이어 “경력 검사 자리는 통영지청에 딱 한 자리가 있다. 통영지청에 발령받았을 때 내 기수 아래 검사가 경력 검사로 근무하고 있었다”며 “경력 검사가 2명이 배치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며, 그 검사는 1년 후에 인사를 받아서 떠났다”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또 “보통 총장 경고는 징계가 아니다”라며 “그런데 징계를 받은 검사들도 이렇게까지 먼 곳으로, 이렇게까지 기수에 맞지 않게 발령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검찰 조직 내 성폭행 사건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서 검사는 “피해자가 있고 함부로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성추행 사실을 문제 삼은 여검사에게 ‘잘나가는 검사의 발목을 잡는 꽃뱀’이라고 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많이 봤다”고 밝혔다. 그는 “나도 검찰 내부에 있지만 참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서 검사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범죄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는 절대 그 피해를 입은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최근 가해자가 종교에 귀의해서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안 전 국장은 이날 언론에 "오래 전 일이고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만 그 일이 검사 인사나 사무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검 감찰본부(정병하 본부장)는 "게시글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비위자가 확인될 경우 응분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발에 네티즌들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계속해서 자리를 지켜달라”, “과감한 결정에 큰 박수 보낸다”, “용기 내 고백한 검사님 항상 응원한다”, “존경을 보낸다”, “당당하고 멋진 검사” 등의 댓글로 서 검사에 힘을 보탰다.

한 네티즌은 “어느 직장에서든 이 같은 유사 사례가 일어나지 않도록 가해자 신분을 만천하에 공개함을 물론, 엄하게 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가해자가 수치스러워하고 숨어야하는 상식적인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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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2018-01-30 11:21:23
기독교인들이 착하게 살더라도 천당에 가는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천당이 어디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단 한 명의 천사만 지구로 보내서 천당의 위치와 모습을 설명해주면 모든 지구인이 하나님을 믿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간단한 일도 하지 않는 하나님이 수많은 천사들을 동원해서 70억의 인구를 일일이 천당이나 지옥으로 안내하고 관리하는 복잡한 시스템을 운영할 리가 있겠는가?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융합한 통일장이론으로 우주와 생명을 새롭게 설명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유명한 과학자들도 반론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