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의 승리’ KBS 고대영 사장 마침내 해임...여야 반응 뚜렷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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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노조의 승리’ KBS 고대영 사장 마침내 해임...여야 반응 뚜렷한 온도차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1.2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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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문 대통령, 고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 전자결재로 재가" / 신예진 기자
KBS 고대영 사장이 23일 문재인 대통령의 해임 제청안 제가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진은 2017년 9월 4일 KBS 노조가 설치한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사진: 더 팩트 임세준 기자, 더 팩트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KBS 고대영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재가하면서 고 사장이 임기 만료 10개월을 앞두고 끝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2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고대영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전자결재로 재가했다”며 “고 사장은 24일 오전 0시부로 KBS 사장직에서 해임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재가 결정은 KBS 이사회가 고 사장 해임안을 가결한 지 하루만이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 22일 재적 이사 11명 중 10명이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이사회를 열었다. 고 사장의 소명을 들은 뒤 찬성 6표, 기권 1표로 해임 제청안을 가결했다. 이날 가결로 고 사장은 2008년 정연주, 2014년 길환영 전 사장 이후 세 번째 해임 제청안이 가결된 사장이 됐다.

이날 고 사장은 의견 진술을 통해 해임과 관련해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고 사장은 “이사회가 제기한 해임 사유 중 어느 한 가지도 동의할 수 없다”며 “해임을 강행할 경우 법적으로 부당한 행위인 만큼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고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24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것을 알렸다. 이들은 141일간 ‘KBS 정상화’를 외치며 파업을 통해 투쟁을 이어왔다.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KBS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선에 섰다”며 “국민을 감동시키고 국민에 의해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고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재가했다는 소식에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언론 장악’이라고 맹공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정성을 상실한 보도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던 KBS가 이제 다시 공영방송으로서의 면모를 되찾으려는 노력이 시작됐다”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는 끼워졌다"며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KBS가 다시 공정하고 신뢰받는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한국당은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KBS 강규형 이사를 해임한 지 불과 보름 만에 고대영 사장까지 해임하는 문재인 정권의 언론 장악을 향한 폭압적 질주는 유례조차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성원 원내대변인도 "대한민국 공영방송이 '이니 TV'로 전락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탄식했다.

여론은 고 사장의 해임을 반기며 민주당에 힘을 더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속전속결이라는 말도 있던데 늦어도 너무 늦게 이뤄졌다”며 “민주적이고 합법적으로 만들어낸 정당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공정한 방송 부탁드린다”며 “모든 것이 조금씩 바로 잡혀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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