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에 수감 중이던 재소자가 소년원의 방치 탓에 대장암이 악화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복통과 혈변을 여러 차례 호소해 온 재소자에게 소년원 측이 ‘변비’라고 진단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해당 소년범의 아버지라고 밝힌 이모 씨는 실명과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페이스북에 해당 사연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18세 이 군은 지난해 6월 춘천소년원으로 이송된 뒤 10월 말께 출소했다. 이 군은 130여 일 동안 춘천소년원에서 수감 생활을 한 뒤 출소 직후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이 군은 지난 7월부터 복부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혈변을 보고, 몸무게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데도 소년원에서는 ‘변비’라고 진단해 변비약과 진통제만 줬다는 게 이 군 측의 주장이다. 이 군의 몸무게가 40kg 가까이 줄어들자, 소년원 측이 한 차례 동네 내과로 외부 진료를 허용했지만, 추가 외부 진료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이 군의 아버지 이 씨는 “아들은 결국 몸무게가 40kg이나 줄었고, 10월 말에 수용 기간을 채우고 소년원을 나왔다. 그리고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해본 결과 대장암 3기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며 “처음엔 전이된 부위가 너무 커서 수술해도 1년도 살지 못한다고 했는데, 수술 경과가 좋아 앞으로 항암주사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2년 정도를 더 살 수 있다고 한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절절한 호소에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최근 청소년 강력 범죄가 급증하면서 이를 둘러싼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는 추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세태가 너무 각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네티즌은 “웬만하면 보호관찰 처분하는 법원이 소년원에 보낼 정도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온다”며 “스스로 자기 복 차고 인권 사각지대로 들어가 놓고서는 왜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는지 모르겠다. 저 소년범한테 당했을 피해자가 더 불쌍하다”고 말했다.
대장암이 악화된 배경에는 소년원보다 부모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도 있다. 소년원에 수감된 4개월 동안 3기말까지 악화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 네티즌은 “4개월 만에 대장암에 걸리고 말기까지 온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며 “3기라면 이미 몇 년 전에 발병했고 밖에 있을 때 몰랐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네티즌은 "설사 죄를 지어 소년원에 수용됐다고 해도 암이 이렇게 악화되도록 방치한 것은 수용소가 잘못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춘천소년원 측은 10대의 경우 대장암 발병이 흔치 않은 데다 이 군이 당시에는 큰 고통을 호소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외부 진료에서도 특이사항이 드러나지 않아 증세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춘천소년원 관계자는 YTN에 “그 (내과 진료) 이후로 아프다는 소리 안 했습니다. 진짜입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