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 대혼란...신한은행 가상계좌 입금 중단하자 고객들 ‘보이콧’ 선언
상태바
가상화폐 시장 대혼란...신한은행 가상계좌 입금 중단하자 고객들 ‘보이콧’ 선언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1.13 0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은행 "가상화폐 거래 시스템 도입 부담스러워"...투자자 "은행 거래 끊겠다" 반발 / 신예진 기자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 규제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12일 서울 중구 다동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전광판 시세를 보고 있다(사진: 더 팩트 이새롬 기자, 더 팩트 제공).

정부가 가상화폐 시장 과열을 잡겠다고 엄포했지만, 정부 부처 간 조율에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 발을 걸친 시중 은행들은 정부와 여론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12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가상화폐 실명확인 계좌 도입을 돌연 연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도입을 위한 시스템은 이미 개발됐지만 가상화폐 거래가 이처럼 사회 문제화되는 상황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또 기존 가상계좌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빗썸과 코인, 이야랩스 등 3개 거래소에 기존 가상계좌를 정리해줄 것을 통보한 것. 이에 따라, 15일부터 가상계좌에 입금이 중단된다. 가상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출금은 가능하다. 입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를 중단한다고 볼 수 있다.

은행권이 준비한 ‘가상화폐 실명거래제 시스템’은 당초 정부의 주문으로 도입됐다. 정부가 가상화폐를 불법 자금의 자금 세탁 통로 등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겠다고 나섰기 때문. 이는 투자자와 가상화폐 취급 업자가 동일 은행 계좌로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정부의 요구에 따라, 은행권은 지난해 연말부터 신규 계좌 발급을 중단했고, 이달 22일부터 실명거래 신규 가상 계좌 발급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가 거론되자 은행권이 한 발 물러난 것.

신한은행의 이 같은 발표에, 가상화폐 시장이 들썩였다. 특히 투자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가상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한은행 보이콧을 시작했다. 이들은 계좌 해지, 서비스 불매 등을 외쳤고, 실제로 이날 ‘신한은행 해지’가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투자자인 한 네티즌은 “정부에게 우롱당하는 기분”이라며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희망 고문도 아니고 이랬다저랬다 실망이 크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준비되지 않은 아마추어 정부의 서민 죽이기인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온라인에 “신한은행 잘가라. 적금이고 뭐고 넌 끝”, “신한은행 코인족의 무서움을 이번 기회에 잘 알 듯”, “타 은행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거래소 폐쇄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비판 여론이 거세게 몰아치자, 금융 당국은 이날 가상계좌를 발급한 6개 시중은행 임원들을 긴급 소집했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신한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KDB산업은행의 담당자를 긴급 소집해 회의를 진행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