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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된 최저임금, 엇갈리는 시각 ①사업주들의 입장 "적자 보면서 알바생 쓸 순 없지요"편의점 경영주 “프랜차이즈 갑질도 원인…최저임금조차 못 받는 알바생도 있어” / 윤민영 기자

2018년부터 최저임금은 작년 6470원 대비 16.4% 오른 7530원으로 인상됐다. 소득 불평등 해소를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이 시행된 지 약 1주일이 지났다.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좋은 취지로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인데 불만이 터져나오는 까닭은 뭘까? 그것도 사업자와 노동자 모두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시빅뉴스는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사업주와 아르바이트생(알바생) 모두의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사업주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부산시 대연동에 위치한 식당 벽에 직원 모집 공고문이 부착되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민영).

사업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 불평등을 가중시킨다고 말한다. 이는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한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시각이다. 오히려 영세업자들은 죽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성수동에서 바를 운영하는 여모(29) 사장의 경우 급여 체계를 월급제로 변경했다. 기존 시급제도에서는 출퇴근이 일정하지 않은 바텐더들의 급여를 맞춰주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여 사장에 따르면, 바텐더는 손님에 따라 예정보다 이르게 출근할 때도 있으며, 늦게 퇴근해야 할 때도 있다. 술취한 손님으로부터 다른 손님을 보호하다 경찰서에 진술서를 작성하러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는 “(바텐더들의)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고 유동적이다. 게다가 업무 외적으로 출근해 ‘불쇼’ 등을 연습하는 바텐더도 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나서 초과 근무를 하는 바텐더들이 늘어 급여 체계를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변경해 재계약했다”고 말했다.

이는 근무시간이 유동적인 매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시 대연동에서 동전노래방을 운영하는 이구용(63, 부산시 남구) 사장은 최근 영업 시간을 변경했다. 이 사장은 영업 시간을 변경한 데에는 최저임금 인상과 기존 알바생의 퇴직이 배경이라고 말한다. 이 씨가 운영하던 동전노래방은 기존 24시간 운영했다. 하지만 기존 알바생이 여행을 이유로 그만두자, 운영 시간을 오후 2시부터 새벽 2시까지로 대폭 줄였다. 이 사장은 “동전노래방이 매출이 크지도 않은데, 인상된 최저임금을 맞춰가며 알바를 채용하는 건 적자 운영”이라며 “차라리 알바를 쓰지 않고 나 혼자 일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영업 시간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업주들은 하나같이 최저임금 인상이 내수 경제 비활성화로 몰고 간다고 말한다. 이유인즉슨 ‘최저임금’이라는 하나 뿐인 족쇄라는 것이다. 위의 바를 운영하는 여 사장은 “최저임금만을 규제하다보니 알바생들이 해야 할 노동의 수준에 관계 없이 누구나 최저임금을 주려고 한다”며 “막말로 막노동을 해도 최저임금을 주니까 편의점이나 카페같은 곳에서는 주휴수당은커녕 최저임금조차 안주는 것”이라 지적했다.

한 프랜차이즈 편의점 점포의 내부. 사진 속 매장은 이 기사와는 관련 없다(사진: 취재기자 윤민영).

여 사장이 지적했던 편의점 점주 또한 최저임금을 인상하기 전에 근본적인 원인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어느 GS25의 주인은 처음 편의점을 개점했을 때 장사가 잘됐지만 이내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경쟁사의 편의점이 반경 300m 거리에 3개나 개업해 4개의 편의점이 경쟁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경영주는 “편의점의 경우, 24시간 운영을 원칙으로 하는 프랜차이즈가 많다. 이 경우 야간에는 매출보다 인건비가 더 많이 든다. 야간 아르바이트생의 임금을 맞춰주기 힘들다. 또 본사에서 과도한 발주를 요구하는 등 갑질로 인한 손해도 크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실대로 말하자면 매출이 너무 적어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를 받는 친구가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자영업 경영주들이 생각하는 ‘최저임금 인상’의 대안은 무엇일지 물어봤다. 동전노래방 이구용 사장은 ‘최저임금 등급제’를 제시했다. 업무의 강도에 따라 최저임금에 차이를 두자는 것이다. 이 사장은 “최저임금 등급제가 도입되면, 구직자들은 적은 금액을 받으면서도 쾌적한 환경에서 편하게 일하고 싶은 사람과 많은 금액을 받지만 힘든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본인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편의점 경영주는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하기 전에 기업을 먼저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자영업자는 "물가는 올라도 급여는 변함이 없다"며 "서민들이 물가 걱정에 지갑을 열지 않으니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급여를 줄 만한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기업들이 물가가 오른 만큼 직원들의 급여를 올려줘야 내수 경제가 활성화되고, 그 영향으로 영세업자들이 살아나고 아르바이트생들이 지금보다 높은 임금을 자연스럽게 받아가게 될 것”이라고 기업의 각성을 촉구했다.

취재기자 윤민영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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