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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부의 고준희 양 폭행치사 사건, 친모의 광주 삼남매 화재 사망 방치 사건...산업화의 ‘히피’와 ‘똥파리’가 문제/ 발행인 정태철
발행인 정태철

전주에서 발생한 다섯 살 장애아 고준희 양 실종 사건은 친부, 친부의 내연녀, 내연녀의 어머니 3자의 폭행 치사로 결론이 났다. 이들은 수개월 동안 아이가 실종됐다며 범행을 공모, 은폐했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었고, 3인 모두 구속됐다. 37세라는 친부는 도대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4일 군산시 야산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범행을 태연히 재연했다. 유치장에서 TV 프로를 보고 킥킥 웃었고 밥도 돼지처럼 잘 먹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지난 해 12월 31일, 광주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4세, 2세 된 남아와 15개월 된 여아 등 삼남매가 불에 타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22세인 엄마는 아파트 베란다에 피신했다가 경찰에 구조됐고, 21세인 아빠는 사건 당시 술이 취한 채 PC방에 있었다. 사고가 난 날은 부모가 이혼 판결을 받은 지 4일만이었다고 한다. 철없는 두 부모가 만난 시점이 중학생 때였고, 첫 아이를 낳은 시점이 엄마가 고3 때였다고 한다. 엄마는 사건 당일 밤 친구들과 소주를 마시고 만취 상태로 귀가했으며, 담배를 피우고 아이들이 자는 방에 들어가 이불에 담뱃불을 지져서 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고등학생 때 아이를 낳고, 만취한 상태로 담배를 피우다 아이들을 불에 태워 죽인 22세 엄마는 엄마는커녕 인간이 될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었다.

그 밖에도 5일에는 11세 먹은 충북 청주의 아이 한 명의 행방이 묘연하고 그 부모는 사기죄로 지명수배 중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2016년 미취학 아동 전수조사 때 이 아이의 존재가 확인됐으며, 경찰이 2년 째 부모와 아이의 행방을 추적 중이지만, 아직 부모는 물론 아이의 행방도 오리무중이라고 한다. 혹시 가족 동반 자살이 일어난 것은 아닌지 하는 주변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4일 새벽, 부산에서는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엄마가 네 살 난 아들을 목 졸라 죽인 뒤 두 살 난 딸과 함께 두 아이를 아파트 아래로 집어 던졌고 자신도 투신해서 목숨을 잃은 사건이 터졌다. 아빠는 일하러 나간 상태였고, 겨우 딸만 중상을 입고 목숨을 건졌다니, 세상에 이보다 더 처참한 사건이 어디에 있을까.

부모와 자식 간의 존속 살인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언론에 소개된 통계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발생한 존속 살인은 381건이었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같은 기간에 발생한 전체 살인사건의 5%로, 미국의 2%와 영국의 1.5%에 비해 3-4배에 이르는 수치다. 더불어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입수한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살인, 폭행, 유기 등 존속 범죄의 전제 건수는 2013년 1141건에서 2016년에는 2235건으로 2배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같은 조건이라면 우리나라 존속 살인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많이 일어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가족이 위기다. 전문가들은 미숙하고, 책임감이 부족하며, 준비 안 된 부모들의 출현이 영유아 존속살인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상적인 가정이라도 부모들이 돈 벌기에 바쁜 사이에 아이들은 단란한 가정의 행복을 배울 시간이 없다. 이혼이 늘고 있고, 결손 가정의 아이들이 거리를 몰려 다니며 어둠의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힘차고 숨 가쁘게 달려온 초고속 경제 성장과 산업화의 부작용이 우리나라의 가족 해체로 무섭게 나타나고 있다.

당시 경제 개발 계획을 추진한 박정희 정부는 과거 고려시대 최영 장군의 ‘황금 보기를 돌과 같이 하라’는 교훈이나 조선 사회의 사농공상 서열 의식이 경제 발전의 벽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잘 살아 보자’는 구호 아래 국민을 경제 발전 대열에 동원하기 위해 만든 것이 국민교육헌장이었다. 여기에서 과거의 ‘명분과 체면'보다는 ‘능률과 실질’을 숭상해야 한다는 문장이 하이라이트였다. 순진한 국민성을 물질지향성으로 바꾸는 게 경제 발전의 선행 작업이었다. 이렇게 추진된 경제 개발 드라이브는 새마을 운동으로 이어졌다. 과거 한 지역의 규범을 관장했던 노인들은 경로당으로 쫓겨났고, 청년회와 부녀회가 마을길도 넓히고 초가집도 없애는 새마을 운동의 기수가 됐다. 그 사이에 우리의 가부장적 전통 규범은 무너지고, 그 자리에 개인주의와 황금만능주의라는 새 규범이 들어섰다.

산업화의 문제를 이론화한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자본주의가 인간을 물상화(物象化, reification)한다고 했다. 물상화란 인간의 가치를 물질로 대체하는 것이다. 사람의 평가를 사는 집, 받는 월급, 타고 다니는 차의 배기량으로 따지는 황금만능주의도 결국 인간 물상화의 한 현상이다.

19세기부터 먼저 산업화된 미국에서는 산업화의 통렬한 부작용이 196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히피의 등장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마이클 슛슨은 히피 문화를 ‘적대적 문화(adversarial culture)’라 했다. 청교도적 도덕률의 상징이었던 정부와 대학이 베트남전에 사용할 화학 무기를 연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1960년대 미국의 젊은이들은 기성 사회에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게 반전(反戰), 반문명(反文明), 반제도(反制度) 운동으로 번졌다. 1974년 닉슨 대통령을 사임하게 만든 워터게이트 스캔들은 기성 정치 사회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으며, 젊은 세대의 기성 질서에 대한 혐오감을 증폭시켰다.

반전 운동의 기수 존 바에즈와 밥딜런(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여성들은 혼전 순결을 가부장적 억압으로 여겼고, 여성 해방의 상징으로 브래지어를 불태웠다. 결혼을 기피하고, 프리섹스를 외쳤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이혼율이 급증했으며, 이게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보인 것이 1980년대였다. 미국 사람들이 다시 가정을 생각하고 자녀 교육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자각의 계기를 준 것이 '에이즈'의 창궐이라고 꼽는 학자들도 있다. 에이즈의 공포가 섹스 파트너 수를 줄여야 한다는 반성으로 이어져 집나간 탕아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1980년대 미국과 영국은 각각 레이건과 대처가 집권하면서 추진한 각종 복고적 신자유주의 정책이 가정의 재생에 기여했다는 주장도 있다.

전형적인 히피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미국의 경우, 진보적 이데올로기는 정치경제적으로는 부의 독점보다는 공평한 분배와 복지 확대 등으로 표출되었고, 사회문화적으로는 페미니즘 운동, 동성애 옹호, 결혼 기피, 출산 기피, 이혼율 증가, 계약 결혼이나 사전 동거 등 대안적 결혼 형태의 등장 등으로 이어졌다. 21세기 한국의 개방적 성문화, 10대 탈선, 미혼모, 미성숙 부모 출현, 가족 해체, 존속 살인, 아동 학대 등도 60년대 미국처럼 오늘날 한국 사회의 진보적 분위기와 직결된 것일까? 그렇다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과거 가부장적 사회의 규범이 산업화 이후 서구적 가치관과 규범으로 요동치는 과도기에 우리가 놓인 것은 확실하다. 

위기의 가정을 구해야 한다. 가족이란 가치를 재발견하고 가정을 부활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할 일은 극단적으로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성의식과,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정관을 동시에 탈피하는 일이다. 가정에서 남녀의 역할을 ‘분업’으로 보고 남자는 밖에서 돈을 벌고 여자는 집에서 살림하고 육아를 담당해야 한다는 의식이 곧 가부장적 분업의 가정관이다. 이는 농업 사회의 전근대적 유물이다. 그렇다고 계약 결혼, 졸혼, 독신주의와 같은 결혼제도의 진보적 대안에 솔깃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전통적 가족의 가부장적 ‘분업’을 남녀 간 양성 평등의 콜라보레이션, 즉 ‘협업’ 관계로 대체하는 방향 전환이다.

<똥파리>는 양익준의 감독 주연 작품이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춘몽> 기자간담회가 2016년 10월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가운데 배우 양익준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춘몽>은 예사롭지 않은 세 남자 익준, 정범, 종빈과 보기만 해도 설레는 그들의 여신 예리가 꿈꾸는 그들이 사는 세상을 담은 작품이다(사진: 더 팩트 제공)

<똥파리>란 독립영화가 있다. 주인공은 동네 깡패 건달이다. 그러나 이 깡패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동네 그 어떤 성인이라도 거리에서 아이들을 때리는 모습을 보면 참지 못하고 그 성인을 두들겨 팬다. 그가 집에 돌아오면, 집에는 늙고 병들어 자리에 누워 있는 자신의 아버지가 있다. 그는 무기력하게 누워 있는 아버지를 수시로 폭행한다. 그는 어렸을 적 술주정하며 어린 자신을 때린 아버지를 그렇게 존속 폭행으로 보복하는 것이다. <똥파리>는 대를 이어 악순환하는 가정 폭력과 가족 해체를 그린 문제작이었다. 우리는 가족의 가치와 행복을 회복해야 한다. 세상을 아무리 살아봐도 가정만큼 따뜻한 곳은 없다. 우리 가정을 위해 우리 사회에 반 가정적 요소의 상징인 '똥파리'들은 어서 제거되어야 한다.

발행인 정태철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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