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 ‘곤지름’ 유병률 매년 증가...20~30대 남성에 잦은 발병
상태바
성병 ‘곤지름’ 유병률 매년 증가...20~30대 남성에 잦은 발병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1.04 1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궁경부암 치료제인 HPV 백신 덕에 여성은 감소...전문가 "남성에게도 접종 늘려야" / 신예진 기자
국내 콘딜로마(곤지름) 환자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HPV 백신 주사를 맞지 않는 남성들의 발병률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하는 성병 중 하나인 '콘딜로마'(곤지름) 감염자가 국내에서 연간 8.3%씩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4일 순천향대 부천병원 비뇨기과 김준모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15년 사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콘딜로마 진료 환자로 등록된 34만 4327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역학과 감염’(Epidemiology & Infection) 최근호에 발표됐다.

콘딜로마는 성기 주위에 사마귀 같은 게 생겼다고 해서 '성기 사마귀'로도 불린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성병 중 하나다. 그러나 성 접촉이 아닌 공중 목욕탕, 공중 샤워실, 공용 물품, 공중 수영장 등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 콘딜로마의 원인 바이러스인 HPV 중 16, 18형은 여성에게 치명적인 자궁경부암을 일으킨다.

이 질환은 감염력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한 번의 성 접촉으로 절반 가까이가 감염될 수 있다. 감염 여부는 성관계 2~3개월 후에 나타나는 돌기나 뾰루지 등의 피부병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콘딜로마 진단 환자는 2007년 2만 6606명에서 2015년 4만 7920명으로 8년 새 1.8배 증가했다. 성별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이 11.6%를 기록한 반면 여성은 3.6%에 그쳤다. 특히 남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성관계가 왕성한 30대(39.3%)와 20대(34.2%)에 환자의 73.5%가 몰린 것으로 드러났다.

주목할 부분은 2011년부터 드러나는 여성 환자의 감소세다. 매년 증가하는 남성 환자와 비교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차이가 여성들의 HPV 백신 접종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HPV 백신 접종이 ‘자궁경부암 주사’로 알려지면서, 2007년부터 여성들이 꾸준히 맞아 2011년 이후 실제로 여성들에게 감염 예방 효과를 냈다는 것. HPV 백신은 성별과 무관하게 접종이 가능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남성의 HPV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헤럴드경제를 통해 "남성의 콘딜로마 유병률 증가는 여성에 대한 감염 위험도를 다시 높이는 것은 물론 질환 치료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남성의 HPV 백신 접종이 가지는 성병 예방 효과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도 남성들의 HPV 백신 접종을 권장했다. 동시에 HPV 백신에 붙은 ‘자궁경부암 주사’라는 꼬리표를 떼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 네티즌은 “여중생들에게 무료로 접종하는 HPV 백신을 남학생들에게도 제공해야 한다”며 “캐나다에서는 남자아이들에게 접종을 권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