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배려석 '핑크라이트' 서비스, 부산지하철 3호선 내년 시행..."시민 협조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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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배려석 '핑크라이트' 서비스, 부산지하철 3호선 내년 시행..."시민 협조가 관건"
  • 취재기자 조윤화
  • 승인 2017.12.2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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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IoT 기반 임산부 자리 양보 알리미 / 조윤화 기자
비콘(왼쪽)의 버튼을 3초간 누르면 핑크라이트(오른쪽)가 6초간 점등 되면서 “불빛이 깜빡이면 가까이 있는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세요” 라는 음성이 나온다(사진: 취재기자 조윤화).

부산시가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도록 돕는 ‘핑크라이트 사업’을 내년부터 지하철 3호선 구간에서 본격적으로 운영하겠다고 27일 밝혔다. 

‘핑크라이트 캠페인’은 국내 최초의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임산부 자리 양보 알림 서비스다. 열쇠고리 모양의 발신기(비콘)를 소지한 임산부가 임산부 전용 좌석 2m 이내 접근하면 ‘핑크라이트’가 점등되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있던 일반 승객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양보하도록 유도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부산시가 부산-김해 경전철 구간에 시범 운영하면서 임산부와 일반 시민들의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부산시는 내년부터 부산도시철도 3호선의 전동차내 모든 임산부 배려석에 핑크라이트 발신기를 설치해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제작된 핑크라이트는 유해 성분 차단 실험을 거친 공인기관 인증 제품을 사용했다. 또한 수신기에 스피커 기능을 내장해 음성안내로 자리 양보를 유도한다. 임산부가 전동차에 탑승했을 때 스스로 비콘을 제어하도록 버튼식으로 제작돼 편리함을 더했다.

부산 도시철도 3호선 ‘수영역’ 역사 내 게시판에 게재돼 있는 ‘핑크라이트’포스터(사진: 취재기자 조윤화).

‘핑크라이트 캠페인’은 여러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해외문화홍보원에 따르면, 미국 AP통신과, 뉴욕타임스, 영국 BBC방송,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은 ‘핑크 라이트 캠페인’을 일제히 보도했다. ‘핑크라이트 캠페인’의 홍보 광고는 ‘2016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3개 부문에서 수상했으며, 지난 5월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페스티벌에서 파이널 리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임산부 배려석 사업은 서울시가 먼저 도입해 5년째 시행 중인데, 현장에서는 갖가지 장애물에 부딪히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 시 임산부들이 자리 양보를 받은 경험은 59.4%로 집계됐다. 10명 중 6명이 자리 양보를 받은 셈이다.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인터넷에도 자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임산부들의 사례가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한 포털의 임신 육아 관련 포스트에는 '임산부 배력석, 이용하기 어려워요'라는 코너가 소개돼 있다. 포스트에서 한 임신부는 "임산부 배려석에 남성이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임산부 배지를 슬쩍 꺼내어도 대부분 반응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임신부는 "임신 5개월 때 어떤 아주머니가 배려석에 앉은 사람에게 일어나라고 말해줘서 이용한 경험이 있다"며 "그 이후에는 '임신부인데 양보 좀 해주시겠어요'라고 당당하게 말한다"고 했다. 네티즌 달님xx은 "평소에는 접혀 있다가 임산부 전용 카드를 갖다대면 펴지는 좌석을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부산시 관계자는 “핑크라이트의 본격 운영을 계기로 임산부 배려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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