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몸 긍정주의’ 바람 타고 ‘뽕’없는 속옷 브라렛 인기몰이 /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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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몸 긍정주의’ 바람 타고 ‘뽕’없는 속옷 브라렛 인기몰이 / 강주화 기자
  • 취재기자 강주화
  • 승인 2017.12.2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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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예쁘게" 기존 관념 버려...편안한 착용감, 저렴한 가격, 뛰어난 디자인이 눈길
다양한 종류의 브라렛을 팔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사진: 빅토리아 시크릿 홈페이지 캡처).

여대생 박모(25) 씨는 속옷 하나를 바꾸고 나니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며칠 전, 박 씨는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브라렛(brallete)'에 대한 정보를 접한 뒤, 호기심에서 브라렛을 장만했다. 이후, 그는 이전보다 일상생활을 하는데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다. 브라렛이란 가슴을 옥죄던 기존 브래지어의 패드와 와이어를 없애고 압박을 최소화한 속옷이다. 박 씨는 현재 브라렛에 기대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으며 추가로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국내의 이삼십 대 여성들이 브라렛에 대한 관심을 점점 보이고 있다. 이는 여성들이 속옷을 보는 관점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브라렛은 가슴 모양을 예쁘게 유지해야 된다는 기존의 관념을 벗어던지고 내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렛이란 와이어나 패드가 들어있지 않은 홑겹 속옷이다. 기존의 브래지어와 달리, 캡과 와이어 없이 면과 레이스로 이뤄졌다. 레이스 버전의 스포츠 브래지어인 셈이다. 브라렛은 패드 대신 하늘하늘한 레이스로 이뤄져 미적 요소도 놓치지 않았다. 또한, 셔츠나 니트 아래 레이스가 살짝 보이게 겹쳐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이미 외국에선 브라렛이 대중화됐다. 배우 엠마 로버츠, 타코타 패닝, 모델 바바라 팔빈 등이 브라렛을 정장 재킷, 드레스와 함께 입으면서 유행에 불을 지폈다. 또한, 세계적인 패션 잡지 보그는 브라렛을 ‘2017 주목해야 할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브라렛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브라렛은 편안한 착용감, 저렴한 가격, 아름다운 디자인이란 삼박자의 요소가 다 갖추었다. 패션 업계에 종사 중인 배순애(52) 씨는 “브라렛은 와이어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브래지어에 비해 1만 원대에서 2만 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가슴 모양,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저렴한 가격에 속옷을 편안하고 아름답게 입을 수 있으니 많은 여성들이 브라렛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의 기용을 활발히 하는 추세다(사진: ‘포에버21’인스타그램 캡처).

브라렛의 인기는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ity)’와도 관련이 있다. 자기 몸 긍정주의란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트렌드로, 최근 들어 패션계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기 몸 긍정주의에는 브라렛 이외에도 플러스 사이즈 모델의 기용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모델을 활용한 제품은 바비인형처럼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탈피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자신도 아름답다는 내용을 전달한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대중화되진 않았지만 최근 들어 브라렛을 찾는 고객이 늘어가는 추세다. 여성 전문 속옷 가게 엘라코닉의 직원 박모 씨는 “이번 시즌 신상품에 여러 종류의 브라렛이 나왔다. 브라렛은 와이어가 없어 편하고, 또 유방암에 대한 걱정 때문에 이삼십 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브라렛을 사기 위해 속옷가게를 찾은 정모(21) 씨는 “생각보다 매장에 다양한 종류의 브라렛이 있어서 놀랐다. 브래지어보다 더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것 같다. 빨리 구매하고 입어보고 싶다”고 브라렛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브라렛에 대한 인터넷 반응도 뜨겁다. 한 네티즌은 “너무 편하다”며 “브래지어 때문에 등살이 뽈록뽈록 강조되는 게 싫어서 (브라렛을) 샀는데 이제 등살이 절대 안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요새 이거만 입어서 다른 종류의 속옷을 못 입는다”며 “브라렛을 입고, 새 삶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아직 브라렛 사용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여성들도 있다. 대학생 이은진(22, 부산 중구) 씨는 “브라렛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것 같다. 브라렛을 하면 편하겠지만 왠지 가슴이 처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 전문가 배순애 씨는 브라렛의 전망에 대해 “조사기관 EDITED에 의하면, 2017년 1분기 미국의 전년 대비 브라렛 판매가 20% 상승했고 패드 브래지어는 50% 하락하였다.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브라렛의 인기가 더 뜨거워져 브라렛 사용이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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