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 주범 김기춘·조윤선에 2심도 중형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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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블랙리스트' 주범 김기춘·조윤선에 2심도 중형 구형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2.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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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 "민주주의 파괴하고도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아" 비판...내년 1월 선고 / 신예진 기자
19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왼쪽)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항소심에서 특검은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6년을 구형했다(사진: 더 팩트 제공).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각각 징역 7년과 6년을 구형했다. 이는 지난 1심 때 재판부에 요청했던 형량과 같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 심리로 19일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등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2심 결심 공판이 열렸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특검은 "피고인들은 지난 수십 년간 우리 국민 모두가 지키고 가꿔온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특검은 “권력 최상층부에서 자신들이 참여한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거나 비판한다는 이유로 문화예술인을 종북 세력으로 몰고 지원을 배제했다”며 “공산주의자와 싸운다는 명분 하에 그들이 하는 짓과 똑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이어 “피고인들은 과거 군부 독재 시절에나 있던 행태를 자행하면서도 자신들이 누리던 권력에 취해 자기 행위가 잘못된 것이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재판장에서는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의 제 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수상 소감이 언급되기도 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특검은 이들의 혐의를 비판하며 "헐리우드에서 아웃사이더와 외국인들을 쫓아낸다면 우리는 예술이 아니라 미식축구와 이종격투기만 봐야 할 것"이라는 메릴 스트립의 말을 인용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고조된 백인우월주의를 우려한 수상 소감이다.

한편, 앞서 1심 재판에서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의 가장 정점에서 시행하고 독려했다”며 “그럼에도 자신은 전혀 지시하거나 보고받지 않았고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조 전 장관은 1심에서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혐의에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받아 지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에 대한 선고 기일은 내년 1월 중순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에게 네티즌은 여전히 비난을 쏟아붓고 있다. 한 네티즌은 “민주주의 파괴죄는 무기징역”이라며 “사법부의 올바른 판단을 믿겠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지난 1심 재판을 언급하며 “구형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어차피 결과는 인심 좋은 법의 잣대로 몇 년에 불과할 텐데”라며 냉소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새로운 죄가 추가돼 이번엔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보이는데”, “사법부에 적폐가 남아있으려나”, “출세하려고 양심까지 팔진 말길”, “요즘 <슬기로운 깜빵 생활> 드라마가 재밌던데” 등의 다양한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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