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던 인절미의 재발견...다양한 디저트 출시돼 인기몰이 / 이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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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었던 인절미의 재발견...다양한 디저트 출시돼 인기몰이 / 이선주 기자
  • 취재기자 이선주
  • 승인 2017.12.1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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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절미 마카롱·빙수·아이스크림·티라미수에서 인절미 치킨까지..."고소하고 쫀득한 맛 일품"

부산의 금정구 장전로. 대학가인 이곳에 '11월 29일'이라는 이색적인 간판을 내건 카페가 보인다. 그 앞을 지나치면 달콤한 마카롱 냄새가 솔솔 풍긴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이 카페는 남편인 김용화(38) 씨의 생일 11월 29일을 가게 이름으로 내세웠다. 김 씨는 “독특한 이름 덕분에 손님이 많이 찾아온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이 카페는 이름과 함께 또하나 자랑거리가 있다. 음식을 주문하면 디저트로 내놓는 인절미 마카롱이다. 서울에서 유행하는 인절미 마카롱 디저트를 부산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김 씨는 가게 오픈을 준비할 때, 달기만 한 마카롱에 고소한 맛을 더하고 싶어 자체적으로 콩가루 크림을 만들었다. 대학가이다보니 주 고객인 학생들의 입맛에 맞지 않을까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학생들이 많이 찾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인절미 마카롱을 먹기 위해 저희 가게를 오신다”며 “호불호 없이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디저트다. 저희 가게의 효자 메뉴”라고 말했다.

이 카페를 자주 찾는 박슬기(21) 씨는 “인절미를 워낙 좋아해서 인절미 마카롱이 있는 이곳에 자주 온다”며 “마카롱이 아닌 인절미 떡 같다”고 말했다.

부산 금정구 '11월 29일' 카페의 ‘인절미 마카롱’. 자체 개발한 콩가루크림과 중간에 들어 있는 인절미 떡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선주).

요즘 인절미 디저트 열풍이 불고 있다. 기존의 인절미와 다양한 디저트를 접목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한식 디저트가 됐다. 인절미 디저트의 열풍은 설빙의 ‘인절미 빙수’에서 시작됐다. 기존 팥빙수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콩고물과 인절미 떡이 가득 올라가 인절미 디저트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뒤 잇따라 인절미 디저트 카페가 속속 등장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사라져갔다.

인기가 수그러들던 인절미 디저트는 2017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매번 새로운 디저트를 선보이는 '디저트39'는 올해 ‘인절미 아이스크림’을 출시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받았다. 쫄깃쫄깃한 식감의 인절미를 차가운 아이스크림 위에 얹어 텁텁하지 않고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그 후 출시한 인절미 티라미수 3종도 연일 인기를 끌고 있다. 쿠키앤밀크, 녹차 스프레드로 유명한 발라즈는 ‘인절미 스프레드’를 출시했다. 고소하고 쫀득한 맛을 그대로 살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인절미 디저트를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절미 빙수를 좋아하는 한미숙(46) 씨는 “빙수라고 하면 연유가 들어간 단 빙수밖에 없었는데 고소한 인절미 빙수가 나오고 나서 빙수 가게를 자주 간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절미 디저트를 자주 먹는 정지현(21) 씨는 최근 인절미 스프레드도 구매했다. “식빵에 발라 먹기 위해 구매했는데 인절미의 쫀득한 맛이 중독적”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인절미 디저트는 계속 끌리는 맛을 가지고 있다. 인절미 특유의 고소함과 잘 어울리는 디저트가 접목되면서 사람들을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절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절미 디저트를 신 메뉴로 내놓은 가게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리단길로 불리는 부산 전포의 한 카페가 그렇다. 두 달 전 새로운 메뉴를 고민하던 사장 김주연(25) 씨는 자신처럼 떡과 빵을 동시에 좋아하는 손님들을 위해 ‘인절미 스콘’을 만들었다. 원래 있던 스콘에 인절미를 접목시킨 것. 그는 “신기해 하는 손님들이 많고 반응이 좋다”며 “두 달밖에 안됐는데 저희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가 됐다”고 말했다.

카페 '오월생'의 인기 메뉴 인절미 스콘. 과자같은 빵에 콩가루가 가득 묻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선주).

프렌차이즈 기업도 인절미 디저트 열풍에 합류했다. 또아식빵은 10월 말 ‘인절미 식빵’을 출시했다. 촉촉한 식빵 안에 떡이 들어가 있다. 또아식빵 부경대점(부산 남구 용소로)의 매니저는 “인절미 식빵이 출시된 후 기존 식빵보다 인절미 식빵을 찾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기 때문에 기다렸다가 인절미 식빵이 나오자마자 사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치킨 업체인 바른치킨도 겨울맞이 ‘인절미 치즈 치킨’을 출시했다. 모짜렐라 치즈가 가득한 인절미 치즈볼과 고소한 콩가루가 어우러진 메뉴이다. 쭉쭉 늘어나는 인절미 치즈볼도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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