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서 폭행당한 한국 기자들 "맞을 짓했다", "속시원하다"고 비난하는 댓글 있었다 /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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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서 폭행당한 한국 기자들 "맞을 짓했다", "속시원하다"고 비난하는 댓글 있었다 / 조윤화
  • 부산시 연제구 조윤화
  • 승인 2017.12.15 19:58
  •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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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동행 취재하던 한국 측 사진기자가 중국 경호원에 의해 집단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아직 사건의 경위가 완전히 드러나진 않았으나, 현재 보도된 뉴스에 의하면, 사건의 진상은 이렇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이 '한·중 경제·무역 동반 관계 개막식에 참석하여 스타트업관으로 이동 중이었고, 뒤 따르던 한국 기자들을 중국 경호원 측이 막아섰다. 이에 한국 기자들은 ‘행사비표’를 중국 경호원 측에 보여주었음에도 중국 경호원들이 출입을 막자, 한국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여기서부터 중국 경호원들의 한국 기자에 대한 집단 폭행이 일어났다. 여기까지가 현재 뉴스에서 보도된 팩트다. 도대체 한국 기자들이 잘못한 게 무엇일까? 왜 중국 경호원들은 한국 기자들의 카메라를 뺏고 폭행을 저질렀을까? 도대체 기원 전도 아니고, 현대의 국가와 국가 간 공식 행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한국의 사진기자가 14일 오전 베이징 국가회의 중심 B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서 스타트업관으로 이동 중, 중국 측 경호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당하고 있다. 사진 위쪽부터 한국 경호원이 들어오자 가해자가 뒤로 밀려나오다 발로 얼굴을 가격하는 모습(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촬영, 더 팩트 제공).

그런데 이 기사에 달린 일부 댓글을 보고 나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물론 한국 기자들이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중국 측 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진상 파악을 촉구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댓글 중에는 “기레기가 맞아서 속이 시원하다”, “도대체 얼마나 유난을 떨었으면, 때리기까지 하겠냐” 등등 피해자인 한국 기자를 비방하는 댓글들이 넘쳐났다. 도대체 중국 경호원들로부터 구타당해서 심한 부상을 입은 한국 기자들 사진 밑에 이런 댓글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도대체 이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무슨 생각을 가진 사람들일까?

폭행당한 한국 기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동행하며 행사비표를 지니고 취재하려고 했을 뿐이다. 그리고 영문도 모른 채 막무가내로 중국 측 경호원들에게 폭행당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 기자를 향해 ‘기레기’라고 칭하며 비난하는 댓글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실제 폭행 당시, 현장 동영상을 보면 중국 경호원의 행동은 정당한 업무 수행이 아니라 감정적인 폭행이었다. 국가 간 공식 행사장에서 벌어질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

그런 댓글을 단 사람들은 무조건 기자를 혐오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부 문제 있는 기자는 당연히 있다. 일부 기자들은 특종을 위해서 취재원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례하게 취재하고 보도하기도 한다. 또 사실 확인에 소홀하기도 하고 불의와 타협하는 기자도 있다. 어떤 기자들은 이념적으로 편향된 기사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기자가 그렇게 부도덕한 것은 아니다. 기자의 정직성, 전문성, 이념성은 독자들의 판단으로 걸러지고 정화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기자를 ‘맞아도 싸다’는 식으로 모조리 혐오 대상에 넣는 일은 옳지 않다.

중학교 때, 진로 탐색 수업을 위해 한 신문사 기자가 학교에 와서 특강을 했다. 그때 그 기자 분이 들려주던 일화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 분은 평소 자주 가던 목욕탕에 소화기가 한 대도 없다는 사실을 우연히 발견하고 이를 취재했고, 그 결과 당시 법적으로 목욕탕은 소화기 비치가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기사화한 끝에 지금은 모든 목욕탕에 소화기가 비치되도록 관련 법이 개정되었다고 한다. 워낙 오래된 기억이라 그분의 성함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그 일화를 듣고 기자는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직업이란 사실을 굳게 믿게 되었다.

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이 세상에 필요 없는 직종은 절대 아니다. 평소 기자들이 하는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각자의 방법으로 비판하고 수정을 요구하면 된다. 내가 알기로는 기자들도 스스로 그런 문제를 논의하고 수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기자를 꿈꾸고 공부하는 많은 젊은이들은 나름대로 바람직한 기자상을 가지고 기자가 되려고 공부할 것이다.

한 직종을 미워한 나머지 처참하고 억울한 폭행을 당한 기자에게 맞아도 싸다는 식의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한심하고 무섭다. 어떻게 세상을 그런 식으로 볼까? 세상에 귀하지 않은 직업은 없다.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 사람은 현재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직업도 귀하게 여길 줄 알고 함부로 비하하지 않는다. 특정 대상에 대한 비이성적인 혐오와 비방은 표현의 자유에 속할 수 없다. 서로 상대방의 가치를 존중해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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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7-12-18 08:45:05
솔직한 심정으로 말하자면 한대로는 부족합니다. 앞으로 기레기들은 문대통령 중국가실때마다 기생충마냥 따라다니면서 열대씩 꼭 쭉빵 처맞고 자연사하길 빕니다. 기레기아니면 타살이지만 기레기니까 자연사죠. 처맞고 뒤지는건 자연의 섭리^^

ㅇㅇㅇㅇ 2017-12-17 18:55:58
이 글 오피니언 시민발언대에 속해 있는 글인데요

ㅇㅇ 2017-12-17 18:55:13
이거 오피니언입니다

21212 2017-12-17 10:45:20
너가 이런거 쓰니깐 기레기소릴 듣는거다. 너의 의견은 너의 일기장에 쓰도록해^^

슈아이꺼 2017-12-16 21:43:30
기사를 써야지 자기 사견을 쓰고있네? 여자니까 남자들처럼 싸워보질 못했으니 글자뿐인 집단폭행에 대해 상상이 안가시지?15명이 한명을 밟으면 군중심리마냥 도를 넘게 밟게 되어있다. 근데 어찌 팔다리 한군데 부러진것도 없고, 코뼈가 내려앉은것도 아니고 동영상처럼 멀쩡히 서서 손수건으로 코피나 닦고있을까? 왜 동영상보면 대머리기자가 같이 멱살을 잡고있을까? 이건 쌍방폭행이지. 걍 싸우다 졌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그걸 마치 외교에 큰 위기마냥 선동하는 기사나 쓰고, 자기사견이나 끄적이고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