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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 전화번호도 기억 안나는 ‘디지털 치매’ 주의보 / 김민재 기자술자리 계산도 힘들어...단기 기억 스마트폰에 의존하면 디지털 치매 가능성

22사단에서 일병으로 복무하고 있는 한광훈(21) 씨는 자신 부모 전화번호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당황한 적이 있다. 사회에서는 스마트폰의 단축키로만 부모에게 전화를 걸다 보니 자대 배치를 받고 첫 전화 기회에서 부모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기회를 놓쳤던 것. 결국 인터넷 편지로 부모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본 뒤에야 통화할 수 있었다.

또, 한 씨는 맞선임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해 생일 파티를 챙겨주지 못한 죄로 얼차려를 당하기도 했다. 지인들의 생일, 전화번호 등 거의 모든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해놨는데 스마트폰이 없어진 뒤 기억이 나지 않게 된 것이다. 한 씨는 “스마트폰이 없던 어린 시절에는 외우지 못하는 전화번호가 없었는데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머리가 굳어진 모양”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스마트폰 의존이 가져온 이러한 기억력 퇴화 현상을 ‘디지털 치매’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이 보급화된 지 오래된 지금, 디지털 치매 현상을 겪고 있는 환자 아닌 환자들이 많다.

디지털 치매는 디지털 디멘시아(digital dementia), IT증후군으로도 불리며 휴대전화나 PDA, 컴퓨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디지털 치매는 증후군으로 분류될 만큼 단순한 기억력 감퇴 현상에 지나지 않아서 질환이 아닌 증상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유발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학생 최진호(21) 씨는 “학과 대표를 하다보면 술값을 계산할 일이 많은데 사람이 6명 이상 있는 술자리에서는 머릿속으로 계산하지 못한다. 스마트폰의 계산기를 쓰지 않고서는 이런 일상적인 계산조차 힘들어졌다”며 “이러다 점점 더 머리가 제 기능을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뇌에서 어떤 여러 가지 자극을 감각 기관으로 받아들인 후 짧게는 몇 초에서 몇 분 동안 잠시 단기 기억에 저장하는데 이 단기 기억이 반복되면 지워지지 않는 장기 기억으로 옮겨지게 된다. 하지만 휴대폰에 연락처 저장 기능을 이용하면서 전화번호를 외울 필요가 없어지고 디지털 장치가 이 단기 기억에 필요한 일을 대신 해주기 때문에 디지털 치매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20대 젊은 사람들의 얘기만이 아니다. 중년층과 노년층 역시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되면서 숫자나 정보들을 기억해내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황일주(57) 씨는 “최근 들어 자주 무언가를 잊어버리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혹시 치매가 아닌가 하는 가족들의 걱정으로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검사를 받아보니 단순히 디지털 치매 증상이라고 하여 안심이 되긴 했지만 그 뒤로 휴대폰과 가깝게 지내려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간지 건강 페이지나 SNS에 디지털 치매의 자가 진단법에 관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한 스포츠지에 따르면, 다음 중 2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①외우고 있는 번호가 가족 외 10개 미만이다. ②전날 먹은 음식이 기억나지 않는다. ③했던 얘기를 반복한다는 얘기를 잘 듣는다. ④웹사이트의 ID와 비밀번호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⑤친구와의 대화중 85%이상을 문자나 메신저로 한다.”

전자기기의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인간의 뇌 사용량은 그에 반비례 하고 있다. 직접 사람을 만나 소통하고 손으로 글을 쓰는 등 아날로그적인 삶의 방식이 디지털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취재기자 김민재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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