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트럼프 발언에 PLO "지옥 문 열었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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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트럼프 발언에 PLO "지옥 문 열었다" 반발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2.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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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도 곤혹...안토니우 유엔 사무총장 "예루살렘 귀속은 이·팔 협상에서 결정돼야" / 신예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면서 국제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예루살렘 바위의 사원 전경 모습(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했다. 중동의 시한폭탄을 건드린 셈. 중동국가는 물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 대부분이 이에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낸 성명을 통해 “이제는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 때”라며 “이는 옳은 일이고 이미 해결됐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이스라엘의 수도는 텔아비브다. 트럼프가 수도라고 언급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종교적, 민족적 수도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은, 단지 이스라엘만 인정하는 수도인 것. 현재,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중 어느 나라의 소유도 아닌 도시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파격 선언은 뜬금없이 행해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예루살렘을 방문하며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대인 모자를 쓰고 참배했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은 유대인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백악관 선임 고문인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대인 사위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폭탄 선언을 한 것은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의 자금줄이었던 미국내 유대인 단체에 대한 보은 차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러시아 게이트 수사로 곤경에 처한 트럼프가 공화당의 핵심 지지 세력인 기독교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해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선언에 아랍권 이슬람 국가들은 강력 반발에 나섰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지옥의 문을 연 결정"이라고 맹비난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이자 평화협상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평화를 파괴했다"고 성토했다.

국제사회도 이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리는 예루살렘은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안에 근거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당사자 간 직접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만 하는 최종적 문제로 여긴다”고 밝혔다.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대부분 지지하지 않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직장인 박이진(27)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적 사안을 고려한 것도 있겠지만 평소의 철학이 담긴 것”이라며 “미국 기업인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까지 유대인의 힘이 없었으면 이 자리까지 오르지도 못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트럼프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은 어쩌면 많은 미국인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선언일 수 있다”며 “트럼프는 어디서나 문제를 만드는 사람인 듯”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굳이 화약에 불을 붙였어야 했나”며 “역시 유대인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답다”고 부정적인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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