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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중독 엘사, 매춘부 백설공주...'야동' 디즈니물에 학부모 전전긍긍'겨울왕국' '백설공주' 등 성행위 패러디물 유튜브에 여과없이 게재...유튜브 솎아내기도 한계 / 정인혜 기자
겨울왕국 주인공 엘사를 주인공으로 한 음란물 영상의 일부. 유튜브에서 'Winter Frozen'을 검색하면 떠오르는 영상이다(사진: 유튜브 캡처).

얼마 전 집에서 설거지를 하던 주부 이모(41) 씨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야릇한 소리에 그릇을 놓칠 뻔했다. 괴성의 출처는 일곱 살배기 딸이 갖고 있던 스마트폰. 설거지하는 동안 얌전히 앉아있으라며 유튜브에 업로드된 <겨울 왕국> 동영상을 자동 재생으로 설정해 손에 쥐어줬을 뿐인데, 딸은 음란물을 시청하고 있었다.

딸의 손에서 부랴부랴 핸드폰을 빼앗아서 보니, 화면에 떠있는 영상은 더욱 가관이었다. <겨울 왕국>의 주인공 엘사가 또 다른 등장인물 한스 왕자와 성행위를 하고 있었던 것. 제목에는 <Winter frozen>이라는 <겨울왕국>의 영어 제목이 떡하니 적혀있었다. 딸이 그간 시청한 재생 목록에는 또 다른 음란물들이 잔뜩 올라와 있었다. 모두 이 씨가 만화 캐릭터 동영상이라고 생각해 틀어줬던 것들이었다.

이 씨는 “아직 너무 어려 성교육도 제대로 시킨 적이 없는데, 아이가 성에 대해 이상한 생각을 갖게 될까 너무 걱정 된다”며 “세상에 디즈니 공주가 나오는 동영상이 음란물일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해봤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학교 3학년짜리 아들이 있는 직장인 정모 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아이가 잠든 후 잠자리를 살피러 갔다가 아들의 베개 밑에 깔려 있던 휴대폰에서 성인물을 방불케 하는 <백설공주> 영상을 본 것. ‘자동 재생’에 체크가 되어 있어 아이가 영상을 보다 잠든 것 같지만, 왠지 모를 ‘찜찜함’은 감출 수가 없었다.

정 씨는 “아이가 의도하고 본 것이 아니라고 해도, 유튜브를 보면서 언젠가 한번은 (디즈니를 소재로 한 음란물 영상을) 봤을 것 같은데 마음이 너무 찜찜하다”며 “유튜브를 보지 말라고 말해놓긴 했는데, 아이가 말을 들을 것 같지도 않고...휴대폰을 뺏기도 어려워 참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백설공주를 매춘부로 묘사한 영상(사진: 유튜브 캡처).

최근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유튜브를 중심으로 디즈니 공주들을 소재로 한 음란물 동영상이 유포되고 있어 충격을 안긴다. 디즈니 동영상의 주시청자는 어린아이들이다. 성에 대한 개념도 제대로 서지 않은 아이들이 음란물을, 그것도 공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음란물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성장기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Winter Frozen>, <Snow White’s Story>, <Sleeping Beauty’s Background Story> 등 제목도 평범해 구분해내기도 쉽지 않다. 내용 상 문제없는 동영상을 시청하더라도, 시청 중인 동영상과 관련도 높은 동영상을 ‘자동 재생’하도록 설정하면 음란 영상이 떠오를 가능성도 높다. 유튜브 시스템 상 제목과 등장인물이 유사한 동영상이 재생 목록에 자동 추가되기 때문이다. 현재 유튜브 알고리즘에서는 이를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는다. 회원들은 “디즈니 동영상 조심하세요”, “공주가 나오는 야동(야한 동영상)이라니”, “앞으로는 아이에게 영상 보라고 스마트폰 주면 안 되겠다”, “이 정도면 유튜브도 19세로 제한 걸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댓글을 남기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화 속 주인공을 소재로 한 성인물은 이전에도 유행했다며 이제 와서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예민한 태도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 성인용 패러디 포르노 동영상은 ‘성인 사이트’를 중심으로 유통되며 겉으로 보기에도 성인용 영상임을 알아보기 쉽게 표시하는 반면, 이들 동영상은 ‘적극적으로’ 아동을 겨냥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캐릭터도 음란물 영상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그 증거다.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유통되는 음란물 동영상에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만화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사진: 유튜브 캡처).

외국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엘사 게이트’라 명명, 상황을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엘사 게이트라는 이름은 이런 동영상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가 엘사라는 점에서 따라 붙었다. 지난달 24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이치뱅크, 아디다스 등 대형 회사들은 이를 문제 삼아 유튜브 광고를 중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 측은 “우리 브랜드의 광고가 이런 콘텐츠에 등장했다는 점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유튜브가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조처를 하는지를 지켜보고 추후 다시 (광고 재계약)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 측도 대책을 발표했다. 유튜브는 지난달 22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어린이 안전 규정에 어긋나는 부적합 영상들을 삭제하고 있다”며 “영상 업로드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설정해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다만 하루에도 수만 개 씩 올라오는 영상에서 이를 솎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선정적인 영상에 대한 문제가 다수 제기됐지만, 유튜브는 매번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까지는 예방이 가장 최선의 대책인 셈이다.

육아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유튜브가 문제 된 것이 어디 한두 번이냐. 이쯤 되면 유튜브는 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며 “아이에게 동영상을 보여줄 때 엄마들이 한 번 더 신경 쓰는 수밖에 없다. 물론 유튜브를 안 보여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기자 정인혜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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