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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나자 수술 부추기는 성형외과, 의료사고 위험이나 부작용 설명은 뒷전‘수능특수’ 노린 자극적인 문구에 절로 눈살 찌푸려지기도 / 김예지 기자

요즘 '수험생 할인'을 검색하면 유독 자극적인 문구들이 눈에 띈다. 주로 '예뻐지자'는 말과 함께 수험표를 가져오면 할인해준다는 성형외과 광고다. 그러나 정작 수술과 관련된 부작용이나 안전에 대한 설명은 방문자가 물어야 답해주는 정도다. 홍보는 풍선처럼 부풀려 하고, 중요한 이야기는 바늘 구멍처럼 하는 것.

"눈·코·입이 아무리 예뻐도 얼굴이 사각형이면 무슨 소용?", "호박 같던 얼굴이 사과 같은 얼굴로 변했다!", "캠퍼스 커플 꿈꾼다면? 절대 놓치지 말자", 심지어는 수험생을 타깃으로 "가슴 성형외과 유명한 곳 수험생 할인 중!"이라며 가슴 성형을 권한다. 이는 모두 수험생 할인을 해준다며 홍보하는 성형외과 홍보 문구다. 수능이 끝난 이맘때는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의 지갑이 열리는 이른바 대목인 만큼 업계는 이 시기를 ‘수능 특수’로 정해 너나 할 것 없이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험생을 대상으로 할인해주는 성형외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SNS를 통해 저돌적으로 홍보 중이다(사진: SNS 캡처).

자신의 매부리코가 마음에 들지 않아 부모님께 코 성형수술을 조르고 있는 지윤 양은 "주위 친구들 중 코 수술한 애가 있다"며 "친구 소개로 가면 할인을 해준다는 광고를 페이스북에서 봤다. 지금 빨리 가서 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내년이 오기 전에 수술을 끝내야 입학할 때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학교에 갈 수 있다는 게 지윤 양의 주장이다.

지윤 양처럼 SNS나 카페에서 광고를 보고 성형에 관심을 갖거나, 실제로 성형외과를 방문하는 건 흔한 일이다. 한국소비자원이 2011년부터 2014년 미용 성형 시술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4%는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를 보고 병원을 선택했고, 인터넷 카페·블로그를 보고 결정했다는 응답도 16.6%에 달해 40% 이상이 바이럴 마케팅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를 보고 병원을 선택한 비율은 30.4%였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인구 1만 명당 131건의 성형 수술이 이뤄져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부위는 쌍꺼풀 수술을 포함해 '눈'이었고 전체의 68%를 차지했다. 6년 전의 통계인 만큼 지금 성형수술은 더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수능이 끝난 고3 교실에서는 선글라스를 끼고 등교하거나 퉁퉁 부은 눈으로 교실을 찾는 게 이제는 어색한 일이 아니다.

최근 딸과 함께 성형외과를 방문한 강모(44) 씨는 "주변에서 쌍수(쌍커풀 수술)는 수술도 아니란 말을 하더라. 근데 엄마 마음이 그렇지 않다"며 "수험생 할인이랑 시술 설명에 열을 올렸지 어느 곳 하나도 부작용이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딸을 거듭 설득해 졸업 선물로 쌍수 대신 함께 해외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대수롭지 않은 수술 혹은 대중화된 수술로 일컫는 쌍꺼풀 수술도 당연히 위험을 안고 있다.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에서 쌍꺼풀과 코 수술 도중 실수로 환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의사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수술대에 누웠던 환자의 나이는 만 18세의 어린 학생이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이병민 회장은 이런 세태를 꼬집었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이 심해지면서 전에는 돌려보냈을 환자도 수술을 권유한다. 덤핑·이벤트로 모객을 하는 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공정위가 수술 후 사진을 과다하게 보정한 의료기관 9곳을 허위·과장 광고로 과징금을 물렸다. 광고가 늘면 청소년들도 유혹에 빠진다"고 말했다.

취재기자 김예지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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