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개혁 평가와 대학 정원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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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구조개혁 평가와 대학 정원 감축
  • 발행인 정태철
  • 승인 2017.12.01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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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인 정태철

11월 30일, 교육부가 ‘대학 구조개혁 평가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 대부분이 학부모고, 대학을 나왔으며, 자녀들이 대학 지망생이지만, 가끔 뉴스에 나오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란 말과 대학 정원 감축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2018학년도 이번 대학입시의 국내 모든 대학 입학 정원은 50만 5735명이다. 그런데 고3 수험생과 재수생은 약 60만 명 내외로 정원을 초과한다. 그러나 3년 뒤 2021년이면 수험생은 48만 명 정도로 대학 정원 아래로 떨어진다. 당연히 정원에 미달하는 대학이나 학과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미 초등학교는 저출산으로 인해서 학급당 인원 수가 줄고 있고, 인기를 구가하던 교육대학이 초등학교 교원 임용이 100%가 안되자 그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 줄어드는 초등학생수는 이어서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으로 이어지고, 당장 중고등학교도 학생이 줄어 교원이 남아 돌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사범대학이 아닌 일반 학과를 나와도 교원자격증을 주던 제도는 교육부의 지시로 각 대학들이 급격히 없애고 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이미 일부 전문대학, 그리고 지방 소도시 소재 대학들에서는 이미 정원 미달 학과가 속출하고 있다.

그래서 국가는 대학들에게 정원을 줄이거나 미달 학과를 폐과하라고 종용했지만, 모든 대학의 모든 학과에는 동문 졸업생, 재학생, 재직 교수들의 생계가 달려있고 입장들이 달라서 비인기 학과라도 스스로 학과를 폐지하라는 대학과 교육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 폐과하라는 대학과 유지하려는 비인기 학과의 투쟁이 연일 대학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교육부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하고, 등급을 매겨 등급이 높은 대학은 현행 정원을 유지하고 교육부 재정지원을 지속하며, 등급이 낮은 대학은 등급에 따라서 정해진 %대로 강제로 정원을 벌칙처럼 줄여 나가게 종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것을 3년마다 하기 때문에, 1주기 평가, 2주기 평가란 용어를 사용한다.

전 정부에서는 5단계로 등급을 매겼고, 이번 정부에서는 3단계로 등급을 간단하게 해서 평가하고 정원을 줄이겠다고 한다. 대학 구성원들, 즉 모든 교수나 학생의 입장은 구조개혁 평가를 반가워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평가 항목이 점수, 즉 정량화되어 있다. 교수들이 상담을 열심히 하고 있는지, 출석을 꼬박꼬박 체크하고 있는지, 심지어 시험을 치르고 공정하게 점수를 주는지도 평가한다. 요새 교수들은 시험 보면 시험지와 모범 답안지도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구조개혁의 필요성에는 동조하나, 그리고 평가 등급이 3단계로 줄어들어서 단순화된 것은 좋으나, 그 평가 기준과 방법은 내내 비교육적이다.

1점, 2점 구조개혁 점수가 나쁘다고 억지로 해당 학과를 폐과하느니, 차라리 시장원리에 내맡기고, 그 혼란의 뒷수습은 해당 학과 교수, 재학생이 감당하게 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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