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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의 ‘오적(五賊)’, 옷값과 생활비, 그리고 특수활동비강동수의 자투리시사인문(20): 동서고금의 ‘특활비 잘라먹기’ 복마전 / 편집국장 강동수

1.

편집국장 강동수

온 나라에 썩은 돈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특수활동비’, 줄여서 ‘특활비’ 빼돌리기 파문 말이다. 전직 대통령에서부터 전 경제 부총리, 전 여당 원내대표에 이르기까지 줄줄이 걸려들었거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기야, 알고 보니 높은 양반들치고 특활비를 안 받는 사람도 없는 모양이다.

‘특활비’야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것이니 원 출처야 깨끗한 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상류의 맑은 물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이런 저런 오폐수가 섞여 탁류가 되듯, 검은 손이 끼어들어 이리저리 잘라먹고, 여기저기 함부로 흘러들어가니 썩은 냄새가 날 수밖에. 피땀 흘려 나라에 바친 돈이 이 지경이 되도록 썩었던가 싶으니 국민들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열불이 날밖에. 국민의 돈으로 탐관오리(貪官汚吏)의 배를 살찌운 꼴이 아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을 시켜 국정원의 특활비를 매달 1억 원 씩 수금해 40억 원을 받아썼다는 건 이미 알려진 일이다. 검찰 수사로는 박 전 대통령이 이 돈을 개인 용도로 썼다는 것이니, 어쩌면 지난해 논란이 됐던 머리 손질값, 보톡스 값, 옷값, 리프트 수술용 실값이 여기서 지출됐는지도 모른다. 대통령 4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대서 다들 그 절용(節用)의 비법을 궁금해들 했는데 드디어 비밀이 풀렸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다. 그 와중에 이 3인방은 국정원으로부터 개인적으로 용돈을 받아썼다고도 한다. 이 사건으로 2명의 전직 국정원장이 이미 구속됐고, 한 사람은 불구속 기소됐지만 법정에 서야 한다.

전직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 최경환 의원의 경우는 또 어떤가. 지난해 총선에서 ‘진박감별사’를 자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 좀 하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뒷다리를 잡는 세력’의 척결에 견마지로를 다한 박 전 대통령의 복심이다. 그런 그의 노고를 어여삐 여긴 국정원이 특활비에서 1억 원을 따로 뭉텅이로 떼어내 갖다 바쳤다는 거다. 글쎄, 국가예산을 짜는 총책임자인 기재부 장관이 ‘특활비’가 어떤 곳에 쓰라고 배정된 돈인 줄 몰랐을 턱이 없는데 그걸 척 받아 드셨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그 답례 때문인지 그 당시 애초엔 줄이기로 돼 있던 국정원 특활비가 돈 건넨 지 한 달 만에 오히려 115억 원 늘었다는 거다. 준 돈의 100배 넘게 되돌려 받은 국정원의 투자 능력이 탁월하다. 국제투기자본가로 이름난 조지 소로스가 울고 갈 정도로 높은 고수익이 아닌가. 국정원의 소임을 국가안보 아닌 국제 투기 업무로 바꾸는 게 국익에 더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또 어떤가. 2015년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곤욕을 치르는 와중에 당 대표 경선 출마자금 1억 2000만 원의 출처에 대한 의심이 증폭됐을 때다. 그는 “원내 대표 시절 쓰다 남은 특활비를 아내에게 생활비로 줬는데 아내가 그 돈을 아껴 모은 것”이라고 해서 ‘국회의원 특활비는 생계비인가’하는 의혹을 자초했던 터다. 그랬던 그가 최근엔 “특활비를 여당 정책위원회 의장, 원내 부대표 등등에게 나눠주고 야당 원내대표에게도 주고, 기자들 밥 사는 데 썼다. 그러다 보니 월급을 쓸 일이 없어 아내가 돈을 모았다”고 슬쩍 말을 바꾸었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발목도 잡아가면서. 제1야당 대표가 되려면 이만한 말 바꾸기 신공, 물귀신 신공은 보유해야 하는 모양이다. 당시의 야당 원내대표는 “홍준표에게선 한 푼도 받은 게 없다”고 발끈했지만.

국정원과 청와대를 비롯한 각 국가기관의 특활비의 정확한 내역은 알기 어렵다. 공개를 꺼리기도 하거니와 ‘수탁사업(우편사업특별회계)’, ‘외국인 체류 질서 확립’, ‘국민과의 소통 강화’ ‘통일정책 추진 활동’ 등등 무슨 뜻인지도 얼른 와 닿지 않은 항목을 만들어 은근슬쩍 묻어두기 때문이다. 다만 모두 합쳐 1조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 예산안엔 국정원을 제외한 19개 기관 특활비는 3216억 원 쯤 되고 국정원은 올해와 비슷한 90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면 적어도 1조 2000억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국정원은 9000억 원 말고도 타 기관에 묻어놓은 특활비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러니 그들은 대통령에게 준 40억 원 쯤이야 ‘껌값’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탐관오리 일러스트(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사실 ‘특활비’ 자체야 일종의 ‘필요악’이긴 하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하는 '예산 및 기금 운영계획 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란 정보 및 사건 수사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국정원의 예를 들어서 말하자면, 이를테면 ‘휴민트(HUMINT: 정보원이나 내부 협조자 등 인적 네트워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돈이거나 드러내선 안 될 특수공작에 쓰는 돈인 거다. 청와대, 국방부, 통일부, 검찰 등등도 그런 용도의 돈이 얼마간 필요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국익을 위한 특수 활동에 쓰라고 사용처도 묻지 않고, 영수증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저희들끼리 ’부엌데기 국솥 푸듯‘ 척척 갈라먹는 게 문제란 거다. 국정원만 해도 중하위직 직원들이 휴민트 등에 돈을 쓴다며 제 배를 채웠다가 적발된 게 한두 건이 아니잖은가. 그리고 정말로 1조 원이 훨씬 넘는 돈이 꼭 필요한지도 의문이란 거다. 기자들 밥 사 먹이는 게 정보 및 사건 수사 등의 국정 활동과 무슨 상관이 있나. 그러니 온 나라에 썩은 돈 냄새가 등천할밖에.

 

2.

외국이라고 특수활동비를 둘러 싼 논란이 없었던 건 아니다.

미국의 CIA 국장이 임기를 마친 뒤 한국처럼 특수활동비 등을 이유로 체포된 경우는 없다. 공작의 기본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승인하는 것이 기본이다. 안보와 직결된 공작 예산안에 대해선 의회도 외부 공개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전직 CI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16개 모든 정보기관의 예산을 공개하면서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까지 까발려 버렸다. 그래서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던 거다.

에드워드 스노든(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9·11 이후에 정보기관의 힘이 막강해지면서 ‘묻지마 예산’이 많아졌다는 게 스노든의 폭로로 드러나자 상원의원 수십 명이 “정보기관 예산의 불투명성이 오히려 국가안보를 해친다”며 자발적인 예산 공개를 정보기관에 요구했다. CIA 등이 이를 거부하자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는데, 법안 발의에 중심에 서 있던 피터 웰치 하원의원은 "예산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보기관이 투명성 확보를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어서 "10~15년 정도 일정 기간을 정해 그 이후에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방안이 정치권에서 논의된 적이 있다고 한다.

유럽에선 크게 문제된 적은 없다. 영국이나 유럽 같은 사회에서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은 액수도 그다지 많지 않고 그 돈을 부정 사용한다는 건 쉽게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공직사회 윤리가 확립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5년 스웨덴 사민당 정부의 부총리였던 모나 살린은 슈퍼마켓에서 초콜릿 등을 사는 데 공공카드로 2000크로나(한화 약 34만 원)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쓰다 남은 특활비를 마누라에게 생활비로 쓰라고 줬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우리나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심지어 독일에선 2002년 공적인 해외출장에서 쌓인 항공기 마일리지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 드러났대서 유력 정치인이 정계은퇴까지 하지 않았던가. 영국에선 지방 거주 국회의원들이 런던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택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는데, 이를 부당 청구한 의원들이 적발돼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그래서 임기 중 중도 사퇴한 의원이 46명이나 됐다고 한다. 이처럼 공직자의 사소한 부정행위에도 엄격한 제재를 가하는 유럽 정치 문화에선 정보기관이라도 특수활동비를 횡령·유용하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3.

우리나라에서 ‘특수활동비’의 횡령·유용이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건 나랏돈을 함부로 쓰는 유구한(?) 정치 문화에서 비롯된 탓인 듯 싶다. 조선왕조실록을 들춰보면 요즘으로 따져 국비횡령이나 부정부패 사건이 줄지어 나오지 않던가.

조선시대에 부정부패가 성행했던 건 조선 초기 권문세도가들이 사병(私兵)을 기르는 데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를테면, 후일 태종이 된 이방원이 두 차례의 ‘왕자의 난’을 벌여 임금 자리를 쟁취한 것도, 세조가 된 수양대군이 이른바 ‘계유정난’ 때 김종서, 황보인 등을 척살하고 정권을 잡은 것도 사병을 길렀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사병을 기르는 데 돈이 필요하고, 정권을 잡은 후에도 공신(功臣)들이 매관매직, 양민 침탈 등등을 자행해도 눈을 감아 줄 수밖에. 훈구파란 다 그래서 나온 게 아니던가.

역사상 청백리의 대명사인 세종조의 황희(黃喜)조차도 알고 보면 ‘탐관오리’였다는 주장이 있다. 문종 2년 실록의 한 대목. “(황희는) 성품이 지나치게 관대해 단점이 있었으며, 청렴결백한 지조가 모자라서 자못 청렴하지 못하다는 비난이 있었다.” 그에 앞선 세종 9년엔 황희의 사위 서달이 ‘나를 몰라 본다’며 지방 아전을 때려죽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황희는 사건을 무마해 달라고 부탁하고 담당 관리에게 청탁했다가 들통 나 파직 처분을 받았다. 이어 아들 중 하나가 동궁의 금붙이를 훔쳐 달아났다가 걸렸고, 호조정랑이던 또 다른 아들은 쌀(공금)을 착복했다 덜미가 잡히기도 했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황희 자신도 노비를 뇌물로 받아 문제가 된 것이 10여 차례나 되며, 이에 대해 세종은 여러 번 그를 질책했다.

황희 정승 초상화(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그렇게 보면, 빗물이 그의 초가집 천장을 뚫고 들어오자 그것을 탓하는 부인에게 황희가 “우리는 우산이라도 있어서 비를 가리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것마저 없잖소”라고 말했다는 야사 <대동야승(大東野乘)>의 유명한 기록은 ‘허구의 신화’일 가능성이 높다. 노비 100여 명을 거느린 대가댁이 비가 새는 초가집일 리가 없겠기 때문이다.

관리들에 대한 매관매직이 오죽 심각했으면 ‘청탁금지법’까지 시행됐겠는가. 엽관(獵官) 운동과 청탁을 막기 위한 ‘분경금지법(奔競禁止法)’이 그것이다. ‘분경’이란 분추경리(奔趨競利)의 준말로 벼슬을 얻기 위해 권력자의 집에 분주하게 드나들며 엽관 운동하는 것을 가리킨다. 1399년(정종 1)에 임금은 하급 관리가 상급 관리를 방문하지 못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만약 억울한 일이 있으면 소속 관서에 고하되, 비밀리에 만나 남을 모함하지 말도록 했다. 위반자는 사헌부에서 규찰해 귀양 보내고, 종신토록 등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성종 때 반포된 <경국대전>에는 상급 관리의 집을 방문해 엽관 운동을 하는 자는 곤장 100대의 형을 가해 3000리 밖으로 유배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조선조 500년 내내 관리들의 부정부패는 나라를 좀 먹는 가장 큰 원인의 하나로 꼽혔으니 딱하다.

조선의 재정은 경향 각지, 특히 삼남지방에서 세곡선으로 올라오는 쌀에 의지했는데, 세곡선의 침몰 사건이 실록 여러 곳에 나온다. 사실은 세곡선에 실을 쌀을 운수업자와 지방 수령이 짜고 빼돌린 후 배에 구멍을 뚫고 돌을 실어서 일부러 침몰시키고는 풍랑 때문에 배가 가라앉았다고 보고하는 일이 잦았던 것. 대통령에게 세금으로 조성된 ‘특활비’를 빼돌려 상납한 국정원장들이 ‘국고 손실죄’로 구속됐다는데 이야말로 죄질이 매우 나쁜 국고 손실 사건이 아닌가.

‘은결(隱結)’이란 토지도 있었다. 조정에 바치는 정식 조세대장에 올리지 않고 판공비 명목으로 세금을 거두기 위해 수령들이 빼돌린 농토다. 지역에 따라서 조세를 징수하는 본결(本結) 필지보다 많은 곳이 적지 않았다. 영조 때의 은결 수는 전국적으로 논이 6897결, 밭이 1만 5556결로 모두 2만 2453결이나 됐다. 19세기에 들어와도 은결이 계속 증가해 국가재정이 감소하고 전제 자체가 붕괴될 지경이었다고.

임진왜란 때 오희문(吳希文)이 쓴 피란일기인 <쇄미록>에 나오는 대목이다. 장수·예산·임천·평강 등지에서 피난살이를 했던 오희문이 함열 현감을 지낸 사위 신응구와 평강 현감을 지낸 아들 오윤겸의 재정 지원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간 사실을 밝히고 있다. 오윤겸과 신응구 등은 수시로 자신이 수령으로 있는 관아의 현물을 오희문의 집에 보내줬다는 거다. 쌀과 각종 고기 및 생선, 찬거리, 술, 간식거리 등 현물의 종류도 다양한데 관의 공물로 부모와 가족 봉양을 한 건 조선시대 수령들의 관행이었다고. 쓰다 남은 특활비를 아내에게 생활비로 쓰라고 줬다는 어떤 이의 원조인 셈이다.

이런 종류의 조선 시대 부패상을 열거하려면 한이 없으니 이쯤에서 그치자. 하지만 공무원 사회의 기강 해이와 부패가 결국은 나라를 망치게 한 주범이었다는 것만은 명심할 일이다. 조선말의 삼정의 문란이 민란을 일으킨 주요인이 됐고 결국은 망국의 길로 들어서게 하지 않았던가.

 

4.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따지고 보면 방산 비리에, 특활비 횡령에, 기업에 대한 뇌물에, 지금 공무원 사회의 기강이 조선시대보다 크게 나을 것도 없다. 시인 김지하가 담시 <오적(五賊)>에서 박정희 정권의 부패상을 신랄하게 풍자했다가 경을 친 47년 전과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시인 김지하(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아동방(我東方)이 바야흐로 단군 이래 으뜸 으뜸가는 태평 태평 태평성대라. 그 무슨 가난이 있겠느냐 도둑이 있겠느냐. 포식한 농민은 배 터져 죽는 게 일쑤요. 비단옷 신물 나서 사시장철 벗고 사니(중략) 서울이란 장안 한복판에 다섯 도둑이 모여 살았것다"로 시작되는 <오적>의 풍자는 지금에도 유효한 것이다. 조금 더 읽어보기로 하자.

"첫째 도둑 나온다. 재벌이란 놈 나온다. 돈으로 옷 해 입고, 돈으로 모자 해 쓰고, 돈으로 구두해 신고, 돈으로 장갑해 끼고, 금시계, 금반지, 금팔찌, 금단추, 금넥타이핀, 금커프스버튼, 금바클, 금니빨, 금손톱, 금발톱, 금자크, 금시계줄, 디룩디룩 방뎅이, 불룩불룩 아랫배 (중략)저놈 재조 봐라 저 재벌놈 재조 봐라. 장관은 노랗게 굽고 차관은 벌겋게 삶아 초 치고 간장 치고 고추장 치고 미원까지 툭툭 쳐서 실고추와 마늘 곁들여 날름.(중략) 또 한 놈이 나온다. 국회의원 나온다. 곱사 같이 굽은 허리, 조조 같이 가는 실눈 가래 끓는 목소리로 웅숭거리며 나온다.(중략) 또 한 놈이 나온다. 고급 공무원 나온다. 풍신은 고무풍선, 독사 같이 모난 눈, 푸르족족 엄한 살, 콱 다문 입꼬라지 청백리가 분명쿠나.(중략) 마지막 놈 나온다. 장차관이 나온다. 허옇게 백태 끼어 삐적삐적 술지게미 가득 고여 삐져나와 추접무화 눈곱 낀 눈 형형하게 부라리며 왼손은 골프채로 국방을 지휘하고 오른 손은 주물럭주물럭 계집 젖통 위에다 증산, 수출, 건설이라 끼적끼적 쓰노라니, 호호 아이 간지럽사와요. 이년 무식한 년 국사가 간지러워?" 운운.

다시 읽어봐도 절창이거니와 어떻게 50년 세월이 지나도 역사는 바뀌지 않는지 오히려 신기하다. 어쨌거나, ‘특수활동비’의 횡령, 유용은 그것이 국민의 피땀으로 조성된 세금이란 점에서 다른 뇌물 사건보다 훨씬 더 죄질이 심각하다고 할밖에. 차제에 범법자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하고, 제도적 개선책을 만들어내 국민 세금이 ‘세금 도적’들에 의해 갉아 먹히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할 일이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편집국장 강동수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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