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 트럼프, 미군기지·청와대 정상회담·환영만찬 등 숨가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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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 트럼프, 미군기지·청와대 정상회담·환영만찬 등 숨가쁜 하루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11.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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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첫날 일정...한미 정상 오산 미군기지서 함께 오찬, 만찬 땐 독도 새우 넣은 잡채 눈길 / 정인혜 기자
7일 방한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 청와대 제공).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땅을 밟았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 방문(가장 높은 수준의 예의를 갖춘 국가 원수의 방문, 의전과 목적의 수준에 따라서 공식방문, 실무방문 등이 있다)한 것은 25년 만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짧은 일정을 염두에 둔 듯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청와대는 최고의 예우를 갖춰 국빈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후 12시 20분께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경기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동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색 양복에 파란 넥타이를 맸고, 멜라니아 여사는 품이 넉넉한 자주색 원피스형 코트에 검정색 선글라스를 꼈다.

한국군 의장대는 예포 21발을 발사하며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방한을 환영했다.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와 인사를 나눈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평택의 주한 미군 기지인 ‘캠프 험브리스’로 자리를 옮겼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한 미군기지에서 한미 정상 간의 만남이 이뤄진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문 대통령은 이를 통해 한미동맹을 강조하려는 의중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대통령의 캠프 험브리스 방문은 주한 미군기지 이전 사업의 차질 없는 진행을 점검하고, 단단한 한미동맹과 철통같은 공조 체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프 험브리스에서 만난 두 정상은 한미 양국 장병과 함께 오찬을 가진 뒤 한미연합사의 브리핑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한미동맹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 계신 한·미 장병 여러분께, 특히 미국 장병들께 각별한 격려와 감사를 드리고 싶다”며 “어려울 때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여러분은 우리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 함께 피를 흘려준 진정한 친구”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한미 동맹의 든든한 초석이자 한미동맹의 미래”라며 “우리 함께 한반도, 나아가서는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의장대를 사열 후 청와대 안으로 자리를 옮기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정상 뒤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보인다(사진: 청와대 제공).

이어 두 정상은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20분께로, 이는 당초 예정됐던 2시 30분에 비해 50분쯤 지연됐다. 앞서 도착한 문 대통령은 차에서 내리는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직접 맞았다. 김정숙 여사도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현관에서 기다리다가 트럼프 내외를 반겼다. 두 정상은 의장대를 사열한 후 본관으로 이동해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9월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46일 만이다.

양측 통역만 참석한 채 열린 단독 정상회담은 약 25분간 진행됐다. 이어 두 정상과 한미 정부 관계자들이 모두 배석한 확대 정상회담도 연이어 열렸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양국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소화한 일정은 국빈 만찬. 국빈 만찬은 한미 양국 초청 인사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당초 7시 30분에 예정됐던 만찬은 문 대통령의 평택 기지 방문 등 일정이 추가되면서 30분 지연됐다.

우리 측 초청 인사 명단에는 김동연 기획재정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등 주요 부처 장관들과 군 합참의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이름을 올렸다. 정계에서는 원내 5당 당대표와 원내대표들이 참석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불참했다. 지난 3일 독일과 이스라엘 순방을 떠났던 안 대표는 귀국 일정상 만찬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밖에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삼성, 현대차, SK, LG, 한화, 한진그룹 경영자들도 만찬에 초대됐다. 모델 한혜진, 이창동 영화감독, 배우 전도연과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씨도 자리에 함께했다.

7일 한미 정상 만찬 식탁에 오른 음식. 우측 최하단에 놓인 음식이 독도 새우를 넣어 만든 복주머니 잡채다(사진: 청와대 제공).

만찬 메뉴는 고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을 고려해 선정됐다. 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한우갈비 구이를 메인으로 옥수수죽을 올린 구황작물 소반, 동국장맑은국을 곁들인 거제도 가자미 구이가 만찬 상에 올랐다. 독도 해역에서 잡히는 ‘독도 새우’를 넣은 복주머니 잡채는 이날 만찬 메뉴의 핵심이다. 디저트는 산딸기 바닐라 소스를 곁들인 트리플 초콜릿 케이크, 감을 올린 수정과 그라니타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만찬에 딴죽을 걸었다. 위안부 할머니를 초대하고 독도 새우를 이용한 요리를 대접했다는 점에서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 대응으로 한미일간 연대 강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긴밀한 연대에 악영향을 끼치는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며 “외교 루트를 통해 한국 측에 우리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현충원 방문과 국회 연설을 끝으로 방한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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