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시정연설 낯선 풍경...문재인 대통령, 현수막 시위하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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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시정연설 낯선 풍경...문재인 대통령, 현수막 시위하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악수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11.0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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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부의 다짐 잘 반영돼" 호평 vs 野 "비현실적 대책" 비난 / 신예진 기자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 청와대 제공).

대통령을 국정운영과 정치철학을 보여주는 시정연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렸다. 대통령이 임기 첫해에 시정연설에 두 차례 나선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뜻에서 취임식 당시 입었던 양복을 또 착용했다.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여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새해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통해 일자리, 가계 소득 증대, 혁신 성장, 국민 안전과 안보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다음 날부터 상임위와 예결위가 본격 가동된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공약 이행과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국정 과제를 실천하기 위한 정부의 다짐이 잘 반영됐다”고 호평했다.

제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의 특징을 일자리 창출, 가처분소득 증대, 혁신 성장, 환경 안전 안보 분야 네 가지로 제시했다"면서 "시정연설에서 새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과 향후 변화되는 대한민국 청사진을 보다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예산안 통과와 법안 처리 등에서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대통령의 구상이 아무리 좋아도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 된다"며 "이제 새해 예산안과 민생 법안을 다룰 남은 정기국회가 생산적인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며, 안보와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야권은 일제히 비현실적인 뜬구름 잡는 연설이라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시정연설에 앞서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에 검은색 옷차림에 근조 리본을 달고 입장했다. 각 의원의 컴퓨터 모니터에는 '민주주의 유린, 방송 장악 저지'라고 쓰인 피켓을 부착했으며, ‘공영 방속 장악 음모 밝혀라’ 등의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다. 당연히 연설한 문 대통령에 박수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치고 오히려 한국당 현수막으로 다가가 관련자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연설에는 현재도, 미래도 없이 과거의 흔적 쫓기만 가득할 뿐”이라며 “대통령이 나열하기 바빴던 사람 중심 경제,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 대한민국 안보 원칙, 불공정과 특권이 사라진 사회를 위한 권력 구조 개혁 등에는 그 어떤 비전도 보이지 않았다"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모두 정답이고 촛불 혁명을 이끈 국민의 뜻이라는 인식은 우려스럽다”며 “내년 예산에 재정 확대를 주장하면서 큰 정부를 당연시하는 것 또한 자신만이 국민을 대변하고 국회는 무조건 협조해야 한다는 인식이 전제된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의견에 반대하는 국민, 야당, 국회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안보, 성장, 통합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 3무 시정연설"이라며 "과거에 대한 해석은 자의적이었고 현실에 대한 인식은 추상적이었고 미래에 대해서는 모호했다"고 주장했다. 또, "여전히 촛불에 대한 자의적 해석 속에 부정부패·불공정·불평등이란 단어만 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비쳤다. 한 네티즌은 ”이번 연설은 소통과 통합에 방점을 둬 국민 마음에 쏙 들었다”며 “국회는 여야를 떠나 국민을 위한 국정에 필요한 예산임을 유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의원 모두 적극적으로 임해 적기에 예산안 통과가 이뤄지게 만들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동시에 네티즌들은 시정 연설 중에 현수막 시위를 벌인 한국당 의원들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작작 좀 해라”며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설마 저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했을까”라며 “위에서 시키니까 마지못해 시위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옹호했다. 그는 “한국당은 제발 민생부터 챙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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