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과 난폭 운전의 대명사, 부산 버스 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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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과 난폭 운전의 대명사, 부산 버스 기사들
  • 취재기자 김동욱
  • 승인 2013.11.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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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버스 기사들의 불친절과 난폭 운전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금정구 금사동 집에서 남구 대연동 경성대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대학생 이재환(24) 씨는 최근 등교 길에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  타고 있던 버스 운전석에서 뭔가 이상이 발생한 듯 갑자기 ‘삐~,삐~’ 하는 경고음이 울렸다. 10여 명의 승객들이 귀를 쫑긋 세우며 두리번 거렸지만, 기사는 태연한 표정으로 아무런 조치없이 계속 난폭 운전을 하기만 했다. 그러기를 한 5분여 됐을까. 참다 못한 한 승객이 "기사 양반, 이 무슨 소리요?  버스 고장이 난 것 같은데 불안해서 못살겠네. 차 세우시오"라며 말했다. 기사는 그제서야 퉁명스런 목소리로 "별 거 아닌데, 내릴 테면 내리세요"라며 정류장도 아닌 곳에서 버스를 급정거하더니 문을 덜커덩 열었다. 승객들은 볼멘 소리를 하며 우르르 내렸다.

이 씨는“처음에 깜짝 놀랐다. 무슨 경고음이 계속 들리는 데 버스 아저씨는 아무런 조치도 없이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고 있었다” 면서 “사람들이 여러 번 문을 열어 달라고 하니, 그제서야 사과도 없이 문만 열어줬다. 아침부터 기분 나쁘고 교통비만 더 들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버스 이용 만족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일부 시민들은 과거와 마찬가지이거나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고 느낀다.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승객들은 거의 매일 기사들의 불친절한 언행과 난폭 운전을 겪는다. 

이 씨는 학교 활동 때문에 마지막 배차 시간의 버스를 자주 이용한다. 그는 버스기사들의 과속 및 신호위반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이 씨는 “밤 10시 이후에 버스를 자주 타는 편인데, 버스가 항상 과속은 물론 신호위반도 대수롭지 않게 하는 걸 자주 본다. 한 번은 집까지 가는 길에 신호 위반 횟수를 세어봤더니 3 ~ 4회는 넘었다”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사고가 언제 일어날 것이다’라고 예고하고 생기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빨리 달리다가 누구 한 명 부딪힌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유영숙(36) 씨 역시 버스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다. 유 씨는 “저는 딸아이와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항상 아이에게 손잡이를 꼭 잡으라고 한다. 한 번은 버스를 탔는데 갑자기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아이의 몸이 앞으로 쏠려 넘어졌다. 만일 내가 급하게 안아 받쳐주지 않았다면 크게 다칠 뻔했다.  그 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돋는다”라고 말했다.

부산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 버스 사고 건수는 대략 2,300건이다. 하루 평균 5 ~ 6건 정도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난 셈이다.

이에 반해, 시민들의 교통 불편 신고 건수는 미미하다. 지난해 ‘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 게재된 신고 건수는 월 평균 2 ~ 3건. 대부분 버스 이용자들은 귀찮아서 신고를 기피하는 것이다.

직장인 김현진(24) 씨는 “신고하는 것 자체가 까다롭고 귀찮다. 한 번은 버스 회사에 신고했지만 오히려 회사 쪽에서 ‘배 째라’ 식으로 호통만 치더라. 시간도 부족해서 그냥 포기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불평만 하지 신고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시에서 주관하는 ‘버스이용만족도’ 조사의 최근 점수는 83.1점이다. 하지만 부산 시민들은 이러한 점수를 체감적으로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보여주기’ 식의 점수가 아닌 부산 시민 모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부산 버스 문화 마련이 시급하다고  시민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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