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부인 지옥같은 17년, 어떻게 살았을까...이영학과 주종관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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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부인 지옥같은 17년, 어떻게 살았을까...이영학과 주종관계 의심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10.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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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때 결혼, 17세에 출산..."남편 말에 복종, 로봇처럼 살아" / 정인혜 기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 부인 최모 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여중생 살인 사건 피의자 이영학을 둘러싼 의혹이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이영학의 부인 최모 씨의 죽음에 대해서도 석연찮은 점이 다수 드러나면서 최 씨 생애 전반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이영학이 부인 최 씨를 만난 건 17년 전. 그는 과거 방송에서 본인이 21세, 부인이 17세였을 때 직장에서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짓으로 밝혀졌다. 이영학이 제출한 탄원서 등을 인용해 보도한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이영학은 본인이 18세, 아내가 14세 때 일하던 횟집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이후 최 씨는 17세에 딸 이양을 출산했다. 고교 1학년 나이에 희소병을 앓는 남자의 아이를 임신해 희소병을 앓는 아이를 낳은 셈이다. 일반적인 결혼 후 계획 임신을 했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원 권일용 교수는 최 씨와 이영학과의 관계가 ‘종속 관계’였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최 씨가 이영학을 맹목적으로 신뢰하고 따르는 태도를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내 최 씨는 미성년일 때 결혼해 살면서 외부와는 단절된 채 이영학과의 위계질서가 이 세상의 전부인 양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나는 여기서 나가면 죽는다’는 식의 종속적 관계였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영학의 동네 이웃들은 이영학과 최 씨가 ‘주종(主從)’ 관계로 보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최 씨에 대해 인근 주민들은 “최 씨는 남편 말에 ‘찍소리’ 한 번 못했다”거나 “늘 기운이 없고 기계적으로 명령을 따르는 로봇 같았다”고 말했다. 

“최 씨가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낯빛이 어두웠다”, “이영학이 아내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손가락질로 뭔가를 시키는 장면을 자주 봤다”, “무거운 짐도 항상 아내가 들었다” 등의 증언도 나왔다. 그간 방송을 통해 보여줬던 ‘순애보 어금니 아빠’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다.

성적 학대가 이뤄졌을 가능도 제기됐다. 아내 최 씨의 시신에서 발견된 문신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의 시신에는 무릎 위와 팔꿈치 위로 전신 문신이 새겨져 있었고,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아내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영학의 휴대전화와 클라우드 계정에서는 이 같은 동영상이 다수 발견됐다고 한다.

아내가 투신 직전 경찰에 신고한 시아버지 성폭행 혐의도 의구심을 모은다. 아내는 이영학 계부이자 시아버지인 A(59) 씨로부터 지난 2009년부터 8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강원 영월경찰서에 고소했다.

성폭행 혐의를 극구 부인한 A 씨는 이영학 아내의 몸에서 DNA가 발견되자 “며느리가 유혹했다”며 “성관계는 있었지만, 성폭행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번번이 해당 사건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고, 최 씨는 두 번째 영장이 기각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중생이 살해당하기 한 달 전이다.

아내의 사망 이후 이영학은 비정상적인 애정 표현을 담은 동영상을 수 차례 촬영, 유튜브에 공개했다. 영정 사진을 들고 대중가요를 부르는 모습을 셀카로 찍는다거나, 아내의 영정 사진 주변으로 양초를 켜놓고 그를 추모하는 식이다.

이영학은 아내 최 씨의 사망 후 그의 영정 사진을 들고 대중가요를 부르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사진: 유튜브 캡처).

여중생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후 남긴 이른 바 ‘동영상 유서’에서는 최 씨를 ‘사랑하는 여보’라 칭하며 “내가 진즉에 당신을 따라갔어야 했는데 일이 복잡하게 됐다”,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나누고 살았는지 우리만 안다” 등의 말을 수차례 언급했다. JTBC에 따르면, 이영학은 아내 시신을 염하는 동영상을 언론에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듯 절절한 사랑을 고백한 이영학은 정작 아내가 사망했을 당시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최 씨 투신 당시를 포착한 CCTV에 비친 이영학은 최 씨의 시신을 보고도 놀라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차분하게 어디론가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병원으로 가는 구급차에도 동승하지 않았다. 아내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앓는 사람이 취한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여론에서 이영학이 최 씨의 사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한편 서울 중랑경찰서는 최 씨의 사망 등 이영학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한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내용은 크게 아내 투신과 성매매 혐의, SNS 등에 나타난 마사지샵 운영과 미성년자 즉석 만남 의혹, 후원금 유용 등 재산 형성 과정 3가지다. 경찰은 강력팀 2개 팀을 투입해 이영학 아내의 투신자살 사건과 성매매 의혹 수사에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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