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리워드 앱'...건강 챙기고 돈도 벌고, 즉석복권까지
상태바
진화하는 '리워드 앱'...건강 챙기고 돈도 벌고, 즉석복권까지
  • 취재기자 손은주
  • 승인 2017.10.14 0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보기 기능 탑재해 걸음수 만큼 포인트 적립...현금 환급에다 다양한 쇼핑도 가능해 인기 / 손은주 기자

손지혜(22, 부산 사상구 주례동) 씨는 지난 5월부터 시간이 날 때면 하루에 1만 보씩 걸어 6393원을 벌었다. 걸음 수만큼의 보상을 받는 ‘캐시워크’ 앱을 통해 작은 용돈을 번 셈이다. 만보기를 기반으로 한 앱인 캐시워크는 100보당 1원을 지급한다. 즉, 1만 보 이상을 걸으면 하루 최대 상한액인 100원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이 앱은 걸음 수뿐만 아니라 칼로리, 걸은 시간, 거리까지 확인할 수 있어 ‘리워드 앱’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손지혜 씨는 이날 84분에 걸쳐 6.1km를 1만 87보에 걸었으며, 89칼로리를 소모했다(사진: 취재기자 손은주).

리워드 앱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해당 앱을 설치해 여기에 올라온 광고를 보거나, 앱에 접속해 콘텐츠를 이용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앱 서비스를 말한다. 누적된 포인트는 상품을 사거나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어 출시 때부터 관심을 끌었다. 화장품, 편의점, 외식업체 등의 광고주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통해 자사 제품이나 이벤트를 쉽게 홍보할 수 있어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인 셈. 리워드 앱의 시초인 ‘캐시슬라이드’와 뒤이어 출시된 ‘허니스크린’이 유명세를 탄 대표적인 예다.

최초의 잠금화면 리워드 앱인 캐시슬라이드는 잠금화면을 좌우로 한 번 밀 때마다 적게는 2원에서 많게는 7원까지 적립된다. 허니스크린도 마찬가지다. 오른쪽으로 잠금화면을 밀면 잠금 해제가 됨과 동시에 2~3원이 즉시 적립되고, 왼쪽으로 밀면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영상광고, 카드뉴스 등 다양한 포맷의 광고를 접하게 된다. 이때는 보통 7원이 적립되며, 영상광고 시청 시에는 100원까지도 적립이 가능하다. 이 밖에 추천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게임을 실행하면 최대 700원까지 지급된다.

캐시슬라이드와 허니스크린의 큰 매력은 2만 원이 적립되면 현금으로 즉시 환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500원 정도의 수수료가 들긴 하지만, 2만 500포인트만 있다면 현금 2만 원이 개인 통장에 입금된다는 소리다. 이에 앱과 재테크를 합친 말인 ‘앱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리워드 앱을 자주 이용해 온 손지혜 씨는 “허니스크린을 통해 실제로 6만 4119원을 적립했는데, 돈 모으는 재미가 은근히 쏠쏠하다”라며 더 큰 돈을 모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 장이주(23, 울산 북구 신천동) 씨는 허니스크린에서 12만여 원을 적립했다. 그녀는 “고등학생 때부터 그냥 생각 없이 모았는데, 어느 순간 큰 돈이 모여 있었다”며 “이렇게 차곡차곡 모은 포인트로 현금 환급도 몇 번 하고, 남은 돈으로는 편의점 먹거리, 화장품 등 다양하게 쇼핑도 했다”고 말했다. 김희(48, 울산 북구 신천동) 씨는 딸의 권유로 처음 앱을 접했다. 그는 “사기당하는 건 아닐지, 돈을 그냥 준다고 하니 처음에는 의심스러웠지만, 막상 포인트가 모이고 그 포인트로 직접 햄버거도 사 먹어 보니 재미있었다”고 이용 후기를 올렸다.

2010년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출시된 기존 리워드 앱은 단순하게 광고 기반 서비스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이런 포맷에 변화를 주는 추세다. 단순히 광고를 시청해 보상을 받는 형식을 넘어, 이용자가 즐기면서 보상을 받는 것. 캐시워크가 그 대표적인 형태다. 리워드 헬스케어 플랫폼인 캐시워크는 건강을 관리하도록 동기 부여해 만성질환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최신 기술이 적용돼, ‘만보기’ 기능을 배터리 소모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손으로 흔든 것은 걸음수로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존 리워드 앱과 다르게 현금 환급은 불가하다.

대신에 재미적 요소가 더해졌다. '뽑기' 기능이 추가된 것. 소량의 포인트로 2만~3만 원에 달하는 상품을 얻을 수 있어 이용자들의 참여도가 높은 편이다. 상품은 레스토랑 식사권, 피자, 치킨, 영화, 편의점 음료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횟수에 상관없이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지만, 소유하고 있는 포인트에 한해서만 참여가 가능하다. 뽑기에 참여하면 소정의 포인트가 사용되고, 즉석복권을 긁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즉석복권을 긁어 노란색 동전 3개가 연달아 나오면 즉시 당첨이다.

뽑기 카테고리를 통해 91포인트만 투자하면, 즉석복권을 긁을 수 있다. 약 3만 원 상당의 레스토랑 1인 식사권을 당첨 받을 기회가 생기는 것(사진: 취재기자 손은주).

이런 이면에 사기 피해도 간간히 나오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주희(22, 부산진구 가야동) 씨는 리워드 앱 ‘A업체’를 통해 2만 포인트 이상을 열심히 모았다. 그리고 현금 환급을 위해 계좌 정보를 입력해가며 환급 절차를 마쳤지만 돈을 받지 못했다. 그녀가 상황 파악에 나섰을 때는 앱 자체가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 후였다. 그녀는 “몇 달간 열심히 광고를 시청해 가며 포인트를 모았는데, 사기당했다는 사실에 너무 어이없고 황당했다”며 “계좌정보를 입력한 게 마음에 걸렸지만 별 탈 없이 시간이 지나서 크게 문제 삼진 않았다”고 했다.

회사 부채로 인해 회원들의 포인트를 ‘먹튀(먹고 튀다의 줄임말)’한 사건이 있었다(사진: 인터넷 포털사이트 캡처).

한편, 이제 리워드 앱은 보상을 넘어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한다. 불필요한 광고를 볼 필요도 없이, 통화가 끝난 후 해당 업체 측으로부터 문자만 받아도 포인트가 적립되는 ‘땡스문자’가 있다. 도착한 문자 내용을 확인하면 포인트가 추가로 적립되기도 한다. 또, 영수증만으로도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캐시카우’가 있다. 캐시카우와 제휴된 브랜드에서 물품을 구매한 뒤, 이곳에서 받은 영수증을 촬영해 리워드 신청을 하면 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