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의 압권은 거장 임권택 감독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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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압권은 거장 임권택 감독 회고전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3.10.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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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감독은 역시 영화계의 거목...관객들 장사진
▲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맞은편 소향씨어터에 걸린 임권택 전작전 홍보물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 기간 중 매년 우리나라 영화계의 거장 1명을 내세워 한국영화 특별전을 기획, 상영한다. 지난해는 배우 신영균 씨, 지지난해는 김기덕 감독이 각각 선정됐고, 올해 회고전의 주인공은 한국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임권택 감독이다.

임권택 회고전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보다 10일 앞선 지난 923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테이프를 끊었는데, 거의 매일 매회 관객들이 영화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일부 관객들은 입구에서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발을 돌리곤 했다. 이 회고전은 오는 11일 영화제 폐막과 함께 막을 내린다.

이번 회고전은 전작전으로 진행되는데, 그가 제작한 101편의 영화 중 유실되거나 상영이 불가할 정도로 훼손된 것을 제외한 총 71편이 상영된다. 그중엔 한국 영화 흥행의 역사를 새롭게 쓴 <장군의 아들><서편제>도 있다.

이번 전작전을 위해 강우석, 김우택, 김미희, 이유진, 이춘연, 심재명 등 후배 제작자 6명이 특별한 일을 했다. 직접 지원금을 모아 전작전에 힘을 보탠 것이다한국 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제작자들이 선배 감독의 회고전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923일 임권택 회고전 개막식에는 허남식 부산시장을 비롯, 전무송, 안성기, 강수연, 오정혜 등 유명 스타 연예인 여러 명과 시민 4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막작으로는 1891년 개봉된 안성기, 전무송 주연의 <만다라>가 상영됐다, 이 영화의 입장권은 개막일 오전에 이미 매진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개막식에 참석한 배우 안성기 씨는 “10일 동안의 부산국제영화제가 늘 짧아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임 감독님 회고전 때문에 20여 일이 영화제 기간이 되는 셈이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 배우 박상민 씨는 객석을 향해 큰절을 하고 102번째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임 감독에게 “103번째 영화는 벌써 내가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농담을 던져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이 행사의 주인공인 임권택 감독은 개봉 이후 다시 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다시 보게 되어서 기쁘다. 특히 인연이 깊은 부산에서 전작전을 열게 되어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권택 감독은 부산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임 감독은 1936년 전라남도 장성군에서 태어나 부유하게 살았으나, 아버지가 좌익 활동에 가담하여 가세가 기울자, 18세의 나이로 집을 떠났다. 그가 집을 나와 향한 곳이 바로 부산이었다. 아무런 돈도 없이 가출한 그는 사흘을 굶으며 가판대에서 잠을 자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그는 부산 영도다리에서 2차 세계대전 때 사용했던 군화를 개조해서 파는 서울 출신 신발장수들의 심부름을 하며 지내게 되었는데, 당시 군화는 품질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었다. 그 후 서울에서 영화 사업에 투자를 한다는 신발 장수를 따라 상경하여 영화계에 입문하게 된다. 그와 영화의 인연은 부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소품보조로 영화계에 발을 들인 임권택 감독은 1962 27세 때 독립군을 소재로 한 영화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 후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만라다>, <씨받이> 등으로 국내외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았고, 1990년 이후 <장군의 아들><서편제>를 크게 흥행시켰다.

현재 임 감독은 102번째 영화 <화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부산의 동서대학교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을 설립하고 그 곳의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임권택 영화를 사랑하는 후배 영화인들의 추천을 받아 상영될 영화를 선정했다고 한다. 임 감독의 <짝코>는 이창동 감독이 추천했으며, <춘향뎐>은 홍상수 감독과 김태용 감독이 각각 추천했다. 이밖에도 <개벽>은 정성일 감독, <안개마을>는 정지우 감독, <아제아제바라아제>는 봉준호 감독, <장군의 아들>은 류승완 감독, <티켓>은 이윤기 감독, <서편제>는 지아장커 감독이 각각 추천했다. 추천작 상영 후에는 추천자들이 게스트로 참석해 관객들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지고 있다.

이번 임권택 전작전은 한국영상자료원, 부산국제영화제, 동서대 임권택영화연구소, 영화의전당이 공동주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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