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군맥주'의 '강남역 살인사건' 연상시키는 벽화에 비난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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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군맥주'의 '강남역 살인사건' 연상시키는 벽화에 비난 빗발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9.2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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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치마 입고 계단 오르는 女를 '흉기' 들고 훔쳐 보는 男…회사 측 "노후화돼 오해, 수정하겠다" / 정인혜 기자

맥주 프랜차이즈 ‘최군맥주’ 매장에 그려진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벽화 내용이 살인, 성폭행 등 강력 범죄를 연상시킨다는 것. 비판이 빗발치자 본사 측은 벽화를 수정하겠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맥주 프랜차이즈 '최군맥주' 매장의 벽화. 당초 문제를 제기한 네티즌들은 빨간 동그라미 속 물체가 흉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군맥주 xx점 벽화’라는 글과 함께 벽화 사진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네티즌이 공개한 사진에는 하이힐을 신고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계단을 오르고, 한 남성이 그를 지켜보는 모습이 담겼다.

문제는 그림 속 남성의 인상착의다. 남성이 모자를 눌러쓴 채로 여성을 '훔쳐 보고' 있기 때문. 심지어 한 쪽 손에는 날카로운 흉기처럼 보이는 물체도 들려있다. 남성이 입은 점퍼에는 해당 업체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박혀있다. 최군맥주 본사에 따르면, 전국 10개 남짓 매장에 이 벽화가 그려져 있다.

당초 이를 제보한 네티즌은 “벽화를 보자마자 강남역 살인사건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지난해 30대 남성 김모 씨가 서울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위치한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불특정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다.

그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벽화를 그렸는지 모르겠다”며 “본인 가게 앞에 이런 그림이 그려지도록 방치한 사장도 이상하고, 지금까지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게 소름 돋는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 사진을 타 사이트에 퍼 날랐고, 논란은 곧 일파만파 커졌다. 해당 업체 인근에 위치한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한모(23) 씨는 “학교 근처라 자주 가는 곳이었는데 이런 벽화가 있는 줄 정말 몰랐다”며 “점퍼에 맥줏집 상호까지 적혀있던데, 남자 직원이 여자 손님을 스토킹하고 싶다는 뜻인지... 다신 가기 싫다”고 말했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여자 혼자 걸어가는데 숨어서 지켜본다는 설정이 너무 무섭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린 거냐”, “사진 보자마자 소름 돋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논란이 커지자, 최군맥주 본사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본사 측은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벽화로 인해 불쾌하셨을 고객 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해당 회사는 아울러 해당 벽화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날카로운 흉기처럼 보이는 물체는 칼이 아니라 꽃을 들고 있는 남성의 옷깃이라는 것. 고객들이 꽃을 들고 고백하려는 해당 남성의 옷깃을 잡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만든 ‘포토존’이었다는 설명이다.

본사 측은 “2013년에 그려진 이미지가 노후화돼 오해를 끼쳐드린 것 같다”며 “벽화 작업 당시에는 고객님들이 불쾌함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을 못 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벽화는 수정 작업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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