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초등생 성추행 논란, "무릎 꿇어 사과하곤 성추행 않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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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초등생 성추행 논란, "무릎 꿇어 사과하곤 성추행 않았다니…"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9.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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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방송 출연 엇갈린 주장...남학생 측 "춤 추고 놀았을 뿐 성추행한 적 없다" / 정인혜 기자
대구 초등생 성추행 사건을 둘러싸고 피해자와 가해자 양측이 전혀 반대되는 입장을 펼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대구 초등생 성추행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2학년 남학생 3명이 동급생 여학생의 옷을 벗기고 집단 성추행을 했다는 피해자 측 주장으로 세상에 알려진 이 사건은 피해자 어머니와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측의 대리인이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해 상반된 주장을 펼치면서 진실 게임 양상을 띠고 있다.

여학생 측 부모는 피해 사실을 강조하며 가해자로 지목한 남학생 3명에 대한 확실한 처벌을, 남학생 측은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대립하고 있다. 이 사건은 당초 여학생의 어머니가 이를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 A 씨와 가해 학생 측 변호사 B 씨는 28일 SBS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에 출연해 사건에 대한 입장을 각기 밝혔다. 그러나 양 측은 사건 발생 여부 자체를 놓고도 전혀 반대의 주장을 펴는 등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A 씨는 팬티를 벗은 남학생들이 딸에게도 속옷을 벗으라고 강요했고, 딸이 요구에 응하지 않자 “평생 괴롭히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 사실을 입증할 근거로 남학생들에게서 받은 반성문과 남학생들의 부모가 사과했다는 점을 들었다. 사건 발생 후 남학생들이 직접 자필로 반성문을 작성했다는 것. 

A 씨에 따르면, 해당 반성문에는 “억지로 벗겨서 미안해”, “이것은 남자애들하고도 할 짓이 아닌데 너에게 미안해”, “너에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협박을 한 것도 미안해” 등의 말이 담겼다.

아울러 A 씨는 남학생들의 부모 중 일부는 무릎을 꿇고 사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직접 오셨다”며 “무릎을 꿇은 분도 계셨고, 무릎을 꿇지 않고 서서 우시면서 손으로 빌면서 (사과를) 하시는 분도 계셨고, 손바닥을 비비면서 미안하다고 울고불고했다”며 “그 다음에 전화로, 카톡으로 ‘엄마 눈으로 직접 봐서 상처였을 텐데 너무 죄송하다’는 카톡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듯 성추행 사건을 증명할 만한 기록에도 불구하고 남학생 측에서 사건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나 남학생 측에서는 옷을 벗은 적도 없고, 옷을 벗으라고 요구한 적도 없으며, 단순한 '놀이'를 보고 여학생 어머니가 오해했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A 씨는 “(증거를) 다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엄마들이 ‘짱구 춤’을 추는 놀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무릎 꿇고, 반성문까지 써놓고 그게 놀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A 씨가 언급한 ‘짱구 춤’은 만화 <짱구는 못 말려>의 주인공 짱구가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흔드는 춤이다.

그는 학교 측의 대처에도 비난했다. 학교폭력위원회가 가해 남학생들에게 서면 사과와 접근 금지 1개월, 협박 및 보복 행위 1개월 금지, 심리 치료 2시간 등의 처벌을 내렸다는 것. 접근 금지 1개월 처벌에도 불구하고 남학생들과 여학생은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다고 한다.

A 씨는 “아이가 받은 충격이 상당하고, 매일 울고 있다”며 “다른 사람이 피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고 가해 남학생들에 대한 확실한 처벌을 재차 촉구했다.

반면 남학생 측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다. 이정진 변호사는 이날 같은 방송을 통해 “남학생 세 명이 여학생에게 성추행 등을 가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못 박았다. 남학생들이 옷을 벗거나 여학생의 옷을 벗게 한 놀이 자체가 없었다는 것. 

이 변호사는 “네 학생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었던 여학생이 남학생들에게 먼저 ‘재밌는 놀이’를 하자고 제안하면서 같이 춤을 추고 뛰어논 적은 있지만, 성추행 같은 행동은 전혀 없었다”고 A 씨의 주장에 전면 반박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성폭력 상담센터 ‘해바라기 센터’의 조사 결과를 들었다. 해바라기 센터 조사 과정에서 여학생이 성추행 피해와 관련한 진술을 한 적이 없다는 것. 그는 해바라기 센터의 진술서를 검토하지 않은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측이 남학생들에게 징계를 내렸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A 씨가 주장한 반성문 등 사과 기록에 대해서는 어머니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친분이 두터운 사이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일단 사과부터 했다는 것. 

그는 “여학생 어머니의 화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단지 그렇게밖에 얘기할 수가 없었다”며 “남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게 아니라, 어머니께서 그 날 이렇게 적으라고 한 것을 아이들이 따라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측의 입장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다수 피해를 호소하는 여학생 측의 주장을 신뢰하는 분위기다. 관련 기사의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 3개(사진: 네이트 캡처).

그러나 피해 여학생 측의 주장을 신뢰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관련 소식을 다룬 기사에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 세 개 모두가 남학생 측의 이야기를 신뢰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어느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데, 허위 주장에 다른 엄마들이 무릎 꿇고 빌고 사과하고 반성문까지 썼던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피해자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가해자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괘씸죄까지 가중처벌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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