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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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 취재기자 조나리
  • 승인 2013.10.0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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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특집' 롤러코스터 오픈 토크, 스타와 관객 어울림 한마당
▲ 5일 오후, 영화 '롤러코스터'의 하정우 감독과 배우들이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오픈토크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촬영기자 허영란).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은 높아졌고, 영화인과 관객 사이의 벽은 낮아졌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묘미 중 하나는 다양한 세계 영화를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크린을 통해서만 봤던 영화계 스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연진들의 무대인사 물론 해운대 백사장에서 펼쳐지는 오픈토크' 이벤트, 다양한 게스트들이 하나의 주제로 소통하는 아주담담' 이벤트 등 이번 영화제에서도 관객과 스타가 가까워질 수 있는 행사들이 풍성하다.

그 중에서도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하정우의 <롤러코스터> 팀>의 오픈토크와 <새벽의 저주 3D>의 리처드 루빈스타인 PD, <미스 좀비>의 사부 감독이 함께 한 아주담담: , 서양 좀비의 만남에 시빅뉴스가 다녀왔다. 

■ '화끈, 솔직, 유쾌' 하정우 감독의 첫 영화 <롤러코스터> 오픈 토크

 

▲ 5일 오후, 영화 '롤러코스터'의 배우 한성천, 정경호, 감독 하정우가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오픈토크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촬영기자 허영란).

5일 토요일 오후 2시 해운대 해변가에 설치된 비프빌리지. 철썩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BIFF 2013 오픈토크 무대가 세워져 있다. 무대는 아직 비어 있었지만 무대 앞으로 관객들이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날은 특히 배우 하정우가 첫 감독한 <롤러코스터>의 오픈토크가 있어 여성팬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가을이지만 아직까지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 아래 관객들은 떠날 생각 없이 맨 바닥에 엉덩이를 붙였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더위를 식혀줬다.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미리 자리를 잡은 관객들로 무대 앞자리는 사수하기 어렵지만 틈 속을 파고들어 까치발을 하고 40분 가량의 오픈토크를 보는 것과 출연진들의 등장 동선에 맞게 깔려있는 레드카펫 양쪽으로 줄을 서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배우와 조금 거리는 멀지만 오랫동안 볼 수 있고, 후자라면 눈 깜짝할 새이지만 코 앞에서 배우를 볼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무대 앞에는 20~40대의  연령층이, 레드카펫 옆으로는 학생 위주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이 자리를 잡았다.

<롤러코스터> 팀이 도착하기까지 10분 가량이 남았을 때 관중석에서 꺄아~” 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무대 앞에 롤러코스터의 주연 배우 정경호와 감독 하정우의 대형 포스터가 입장한 것이었다. 조금 뒤, 포스터 입장 만으로 함성이 터져 나오는 열혈 팬들이 술렁이는 순간, <롤러코스터>의 하정우 감독, 정경호 배우 등 출연진이 나타나고,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쩌렁쩌렁한 함성이 그들을 반겼다.

배우와 감독의 작은 움직임에도 하이톤의 소리로 답하는 열혈 관객들의 열띤 반응 속에 오픈토크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정우 감독의 <롤러코스터>는 부산국제영화제 예매 오픈 60초 만에 매진돼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롤러코스터>는 허세부리는 욕쟁이 한류스타 마준규(정경호 분)가 비행기 안에서 예기치 못한 난기류를 만나며 겪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감독 첫 작품으로 코미디를 선택한 이유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하정우 감독은 내가 이런 영화를 보고 싶었다. 나의 솔직한 모습이이기 때문에 가장 경쟁력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찰리 채플린 등 여러 슬랩스틱 코미디 영화가 어릴 적 영화에 대한 꿈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코미디 영화답게 배우와 감독의 입담 또한 맛깔났다. 하정우 감독은 출연한 배우들에게도 자신의 매력을 솔직하게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며, 그는 연기라는 모습 안에 배우의 숨겨진 보석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대부분 자신을 돌아보며 많은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밝힌 반면, 욕쟁이 한류 스타를 연기한 배우 정경호는 본인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서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정우는 후배인 정경호와 술자리를 자주 갖는데 그때 정경호의 무의식을 봤다며, 그가 가진 강하면서 더티한부분을 보고 이 역할에 캐스팅하게 됐다고 밝혀 배우와 감독은 물론 관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영화 속에 욕을 찰지게잘한다는 사회자의 칭찬에 정경호는 "형들(하정우, 이지훈 등 출연진)에게 욕을 배웠다"며, 10년 동안 욕을 듣고 포인트만 뽑아 영화에서 썼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관객들을 위해 욕을 한번 해달라는 사회자의 요구에 처음에는 난감해 하다가 아흐 XX 좋다~!”라며 욕을 해 또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하정우 감독의 치부를 밝힐 사람이 없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하정우 감독이 또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감독의 눈치를 보며 그 다음 말을 아끼는 배우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또 웃을 수밖에 없었다. 40분 가량 열린 오픈토크는 실제 토크쇼를 보는 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하정우는 마지막 인사에서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첫 작품에 대한 욕심이 없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앞으로 더 멋진 감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화 <롤러코스터>는 오는 1017일 일반 극장에서 개봉된다.

 ■ 좀비 팬들 다 모여라!  아주담담서양 좀비의 만남

 

▲ 5일 오후 4시, 사부 감독과 리처드 루빈스타인 프로듀서가 영화의 전당 비프 테라스에서 열린 '아주담담'에 참석했다(사진: 촬영기자 허영란).

요즘 좀비가 대세다. 지난 3월 국내에 개봉한 미국 좀비 영화 <웜 바디스>는 공포영화 시즌이 아닌데도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선전했다. 3개월 뒤 개봉한 좀비 블록버스터 영화 <월드 워 Z> 역시 국내 500만 관객을 모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세계적으로 좀비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좀비의 모습도 다양하게 진화되고 있다. <웜 바디스>에 나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인간인 여자 친구를 보호하는 좀비 ‘R’이 그 예다.

머리 푼 처녀귀신이 공포의 상징이라 여겼던 한국 사람들도 점차 좀비로 그 시선을 돌리고 있다. 과거 좀비 영화의 주무대이던 미국을 넘어 다른 동양권 역시 좀비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동양권의 새로운 좀비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4, 영화의 전당 옆 비프테라스에서는 좀비 영화의 고전 <새벽의 저주>3D로 제작한 리처드 루빈스타인 프로듀서와 일본 좀비 영화 <미스 좀비>의 사부 감독의 아주담담: , 서양 좀비의 만남이 열렸다.

1978년 제작된 조지 로메로 감독의 <새벽의 저주>는 좀비 영화의 교과서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으로, 좀비로 가득 찬 도시에서 주인공 4명이 쇼핑몰로 피신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2004년 잭 슈나이더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 됐으며, 같은 해 <새벽의 황당한 저주>라는 좀비 코믹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사부 감독의 <미스 좀비>20141월 개봉 예정 중인 최신작이다. <미스 좀비>는 어느 날 집으로 배달된 여자 좀비가 집에서 하녀로 일하면서 남성들의 성적 노리개가 되고, 그 집 아이가 죽으면서 생기는 일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서 좀비는 사람을 해치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사부 감독과 리처드 루빈스타인 프로듀서는 두 영화가 전혀 달라 보이지만 유사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루빈스타인은 먼저 그 유사성을 여성에 대한 존중으로 꼽았다. 그는 <새벽의 저주>에 나오는 임신한 여자나 <미스 좀비>의 주인공 모습을 통해 강인한 여성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영화 다 인간과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두 좀비 영화의 거장은 서로의 영화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부 감독은 아주담담을 준비하면서 <새벽의 저주> 78년 작을 다시 보고 깜짝 놀랐다며 입을 뗐다. 그는 영화를 보면서 가령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공포 영화들에서는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장면이 많은데, 새벽의 저주에서는 넓은 곳에서 왔다 갔다 하는 좀비들을 볼 수 있었다며 좀비에 대한 애절함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리처드 루빈스타인은 “1978년 당시 조지 로메로 감독과 <새벽의 저주>를 제작할 때, 영화의 폭력성과 잔인성 때문에 아이 좀비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었다사부 감독의 영화에서 나오는 아이 좀비가 무척 잘 다뤄져 있다는 점을 매우 대단하게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50여명의 좀비 팬들과 취재진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관객이 행사 게스트들에게 직접 질문하는 시간이 있었다. 영상학과 졸업반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한 관객은 좀비 영화를 좋아해 미래에 제작해 보고 싶다며 두 거장의 조언을 구했다. 이에 리처드 루빈스타인 프로듀서는 좀비 영화에 답은 없다. 마음에 가는 좀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사부 감독은 신인 감독의 경우 영화에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피하는 게 좋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아주담담 후에는 관객들이 무대로 나와 게스트와 함께 사진을 찍는 포토타임을 가지기도 했다. 오늘 행사에 참석한 주현빈(27) 씨는 다른 공포물보다 좀비가 더 사실적으로 느껴져서 좋아한다.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입장도 듣고 함께 사진도 찍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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