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의 충격 기행…사퇴 촉구 시위서 인증샷, 구호 맞춰 팔뚝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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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의 충격 기행…사퇴 촉구 시위서 인증샷, 구호 맞춰 팔뚝질도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9.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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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현주소 그대로 보여주는 듯…부끄럽다" 네티즌 비판 빗발 / 정인혜 기자
KBS 강규형 이사가 본인의 사퇴를 촉구하는 조합원 옆에서 V자를 그리며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KBS 새노조 제공).

KBS 강규형 이사가 노조 조합원들을 조롱하는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본인의 사퇴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조합원 옆에서 인증 사진을 찍는가 하면, “강규형은 물러나라”는 구호에 맞춰 흥겹게 팔뚝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 그의 기행은 공영방송 회복을 주장하는 노조원들을 조롱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KBS 새노조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논란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강 이사는 피켓을 든 조합원 옆에서 V자를 그리며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다. 

노조 측 설명에 따르면, 이날 한 조합원은 강 이사가 교수로 재직 중인 명지대학교 앞에서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지나가던 강 이사가 이를 발견했고, 조합원 옆에 다가와 인증 사진을 촬영했다고. 강 이사는 조합원에게 어깨동무도 했다고 한다.

KBS 새노조는 두 사람이 나눴다는 대화도 공개했다. 조합원은 “어깨에 손 올리지 마시라”고 경고했고, 강 이사는 “아니 당신네들은 나한테 와서 몸싸움도 하는데 나는 이 정도도 못해?”라고 받아쳤다. 이에 조합원이 “반말하지 마시라”고 말하자 “우리 아들 같은 나이 같아 보여서 그런 거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강 이사는 끝까지 “수고해”라며 반말로 일관한 채 조합원의 등을 툭툭 치고 사라졌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대학생 강모(25, 경기도 시흥시) 씨는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가 그렇게 우습고 하찮아 보였냐”며 “자아 성찰도 모자라 옆에서 비웃고 V자 손가락질이나 하다니…정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네티즌들의 비판도 빗발쳤다. 네티즌들은 “진짜 기가 찬다”, “저런 사람에게 수업을 듣는 명지대 학생들이 불쌍하다”, “정말 천박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강 이사의 기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본인의 사퇴를 촉구하는 KBS 노조원들 앞에서 흥겹게 팔뚝질을 한 것. 해당 장면은 한 네티즌이 이를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면서 널리 퍼졌다. 

유튜브 동영상에 따르면, KBS 새노조는 지난 20일 KBS 이사회 해체를 촉구하는 사내 집회를 여는 도중 강 이사가 나타나자, 조합원들은 “강규형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진 강 이사의 행동이 충격적이다. 그는 본인을 겨냥한 구호에 맞춰 팔을 들어 보이고, 한 조합원을 끌어안고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웃는 얼굴로 흥겹게 박자를 맞추는 모습은 대중에게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영상 말미 조합원들을 뒤로하고 엘리베이터에 오른 그는 조합원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새노조는 그의 기행에 ‘치욕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노조 측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강규형 교수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원하는 KBS 구성원들의 진심을 이런 식으로 조롱하고 있다”며 “이런 사람이 KBS 이사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치욕스럽다”고 통탄했다.

한편 지난 2015년 박근혜 정권 당시 구여권 추천 이사로 KBS 이사회에 들어간 강 이사는 국정농단 보도, 불공정 방송에 항의하는 사내 구성원을 탄압하고, 고대영 체제의 위법 행위를 묵인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명지대학교 방목기초교육대학 인문 교수진으로 현대사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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