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도발적 연설에 국제사회 일제히 비판…WP "깡패 두목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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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도발적 연설에 국제사회 일제히 비판…WP "깡패 두목 같다"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9.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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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완전 파괴·로켓맨·자살 임무" 말 폭탄, 北 대사는 연설 보이콧 / 신예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 19일 첫 유엔 총회에 참석해 북한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사진은 이날 연설 모습(사진: UN 홈페이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유엔 총회 연설은 북한에 대한 초강경 발언이 주를 이뤘다. 평화를 장려해야 하는 유엔 총회에서 격한 발언은 과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준비돼 있고 의지와 능력도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북한에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에 감금당하고 미국 귀국 후 죽은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을 언급하며 “북한 정권은 자국민 수백만 명의 아사와 감금, 고문, 살해와 탄압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이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켓맨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 연설 시작 전 미리 자리를 떴다. 연설을 '보이콧'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 실무진은 자리를 지키며 트럼프 대통령 연설 내용을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의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연설에 미국 주요 지도자들도 난색을 표했다. MBN에 따르면,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는 북한의 지도자가 변덕스럽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런 표현(로켓맨)은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우리는 외교적 수단으로 (북핵) 문제를 풀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대통령의 말이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깡패 두목(a mob boss)처럼 들린 연설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 파괴' 발언을 할 때 총회장에 있던 각국 외교관들이 당황해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역사상 어떤 미국 대통령도 상대국에 이처럼 갈등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밝힌 대북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긴 시간을 할애해 북핵 및 북한 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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